프리스케일 김태현 오토마케팅 부장의 시선
내 마음대로 영화를 볼 수 있고, 각종 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가능했던 이 모든 것들을 이제 차 안에서도 만끽할 수 있는 ‘스마트카’ 시대가 본격화될 태세다. 이 분야 주력 반도체 업체인 프리스케일을 만나 관련 내용을 들여다봤다.
최근 엔진과 변속기 상태를 제어하는 자동차 속 컴퓨터 ECU(Electronic Control Unit)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첨가된 내비게이션 등에 쓰이는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갖가지 제품을 출시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업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자동차, 가전, 산업 및 네트워킹 시장용 임베디드 반도체 설계/제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20년대 당시 차량 내 라디오에 장착되는 반도체를 생산했으며, 1960년대 오토메틱 변속기에 들어가는 CPU 공급을 시작했고, 1970년대 네트워크로 발전해 휴대폰용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쌀쌀한 칼바람이 불던 2월 초, 프리스케일 AP마케팅 매니저 김태현 부장을 만나 ‘자동차+IT’의 융합으로 탄생된 ‘스마트카’에 대한 향후 전망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 분야, 프리스케일의 주력 상용 기술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i.MX51 등 아이닷엠엑스(i.MX)시리즈다. 이미 포드의 ‘싱크(Sync)’, GM ‘온스타(OnStar)’, 기아 ‘유보(UVO)’ 등 대부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 중이며, 풀 디지털 클러스터(full digital cluster)에도 마찬가지다. 16비트 MCU인 S12XE 제품도 현대 등 주요 자동차 회사의 스마트 파킹(SPAS)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다.
김태현 부장은 올해 상용화 예정인 기술 제품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김부장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i.MX6 쿼드코어 제품으로 어라운드 뷰 모듈(Around View module: 여러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차량 주변의 환경을 360도 보여주고 가상 차 모델을 클러스터에 보여주며 운전자가 주차나 주행시 주변 환경을 100% 인식하게 해주는 기술. 나아가 교통 표지판이나 차선 등의 정보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적극 알려줌)의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i.MX53로는 2013년, 앱스토어와 비슷한 기능이 들어가는 차량용 토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양산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김부장은 한국의 지형과 스타일에 맞는 스마트카 관련 기술과 공략 방법에 대해 “외국기업은 차량 자체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들에 초점을 맞추지만, 한국의 경우 우수한 IT 기반을 활용한 텔레메틱스 및 운전자 편의 기능과 외국 대비 적은 비용을 사용해 도로 주변 인프라와 차량을 연동하는 기술의 확립 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유럽에서 추진하고 있는 ‘보행자 보호 프로그램’을 비슷한 지형 및 사용자 환경을 고려해 한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희망사항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반도체 업체에서 바라보는 ‘스마트카’는 무엇일까. 김 부장은 스마트카를 ‘집의 또 다른 형태이자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자동차 앞좌석에서 보는 정보를 뒷자석에서도 보고 싶지 않을까요. 네트워크 기능을 통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자동차에서도 불편없이 할 수 있게되는 것이죠. 외부적으로 본다면 자동차를 로봇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알아서 적극적인 안전기능을 갖추고, 예상 위험에도 미리 대응하니까요.”
프리스케일뿐 아니라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는 대부분 외국회사고, 눈에 띄게 활동하는 국내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잠시 고민하다 말을 이어갔다. “길게 앞을 내다보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에는 50년 넘는 노하우와 실제 반도체에 대한 높은 퀄리티를 고려해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게 없으면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 힘들지요.”
김 부장은 우리나라가 모바일 기술이 발달돼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크다’면서도 단기 계획으로는 ‘성장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솔루션 업체에서는 많이 시작하고 있어요.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활발한 토탈 솔루션을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책적으로도 융합적인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영세하지 않습니까. 그런 곳에서 자동차를 한다는 게 쉽지 않지요. 3년 이상 투자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지원 방향은 꼭 필요합니다.”
향후 자동차용 반도체의 성장률은 연간 7.2%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장은 컨슈머 분야 특히 스마트폰에 강한 회사들인 엔비디아, 인텔 등을 새로운 경쟁자로 꼽았다. 또한, 기존 자동차용 반도체에 별 관심이 없었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종합반도체 회사들도 작년부터 자동차 분야로 진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이에 대한 프리스케일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김부장의 말에는 자신감때문인지 힘이 실려있는듯 했다.
“프리스케일은 30년 이상 자동차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선두위치를 고수해왔습니다. 따라서 신규 진입하는 회사 대비 이 분야에서 특히 요구되는 신뢰성(Reliability), 전장 품질 인증(Automotive qualification), 제품 장기 공급 프로그램(Longevity program), 파트너 협력(Eco-system) 등에 대해 최적화 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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