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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민과의 '소통'위해 마련한 자리 '소란통'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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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6일 '2012소통 국민속으로' 행사 개최· '시민과의 대화'는 사실상 파행으로 치달아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석궁테러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의 흥행으로 사법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법원에서 마련한 ‘국민과의 소통’ 자리가 ‘소란통’이 되고 말았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이진성)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2012 소통 국민속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향 영화감독, 김상헌 NHN 대표이사, 최철규 HSG휴먼솔루션그룹 대표 등 법조계 안팎의 다양한 패널들이 참석했다.

패널로 참가한 이들은 ‘사법부를 둘러싼 국민들의 분노가 어디서 비롯되는가’, ‘소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등 주제에 대해 토론하면서 사법부 스스로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다시 신뢰를 쌓아나갈 것을 강조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영화 ‘부러진 화살’은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와 사실 사이의 ‘싱크로율’을 따질 일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도 “왜 대중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박수치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배우 문성근이 연기하는 판사의 고압적인 모습과 태도일 것”이라며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권위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경험하고 있으며, 판사라는 전문가들에 의한 속도와 효율 중심의 재판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위기와 불신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6년까지 판사로 일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몸담았던 김상헌 NHN대표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사회 전반적으로 권위주의가 해체되는 과정으로 법원에만 한정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법관들이 일반인의 마음으로 무엇을 개선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철규 HSG휴먼솔루션그룹 대표 역시 “열린 소통의 가장 큰 적은 권위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정향 영화감독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치유를 위해 법원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성찰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특히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은 재판과정에서의 수치감과 모멸감으로 인해 자살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몰아가는 재판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패널들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법원에서 패널로 참석한 양현주 부장판사는 “갈등을 풀어야 되는 법원이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현재 상황이 유감스럽다”면서 “재판과정에서 당사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법정 변론을 최대한 보장해야하며, 재판부 역시 서둘러 결론을 내기보다 적극적으로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억울한 사연을 성토하는 참가자들로 인해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50대 남성 한 명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행사장에 마련된 단상으로 올라가려다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당하는가하면 일부 참가자들은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되는 2시간여동안 행사장 곳곳에서 고함을 지르며 사법부에 대한 원망과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시민과의 대화’자리에서는 진행순서를 무시하고 발언권을 요구하는 참가자들로 인해 행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못하고 사실상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행사 과정에서 약간의 소란은 있었고, 법원에 대한 쓴소리도 많이 나왔다”면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런 소란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고,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여겼다”고 밝혔다. 이어 “약간의 소란으로 인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법원의 노력이 중단될 수는 없다”며 “ 국민들과 진정성을 갖고 계속 소통할 수 있는 계기로 국민의 사법신뢰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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