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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법정 가다]"사람 발길 '뚝', 썰렁하다 못해 한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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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법정 가다]"사람 발길 '뚝', 썰렁하다 못해 한기 '가득'" 지난 21일 찾은 서울중앙지법 입찰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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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부동산 경매시장이 썰렁하다 못해 얼어붙었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얻으려는 사람과 부동산 투자자 모두 발길을 끊었다. 제 2금융권까지 자금줄을 DTI(총부채상환비율)로 묶어버린 후 10개월간 경매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최근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양도세 중과 해제, 가락 시영 종상향 등 호재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경매법정의 온도계는 올라갈 줄 몰랐다.


◇사람도, 물건도 없는 경매장=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별관 2층) 부동산 경매법정을 찾았다.

두꺼운 점퍼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법정 입구에서 전단지를 건넸다. 경매정보지다. 이날 경매하는 물건들의 정보가 담겨 있다. 정보지는 수북이 쌓여 있었다.


"오늘 총 45건 중 38건이 경매된다. 물건이 없다. 보통 100건 이상이고 적을 때도 70건 정도 나오는 게 정상적인 수준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입구 왼쪽 경매공고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경매 목록을 살피며 "썩 좋은 물건이 없다"고 혀를 찼다.


"입찰하실 분들 봉투랑 서류 받아가세요."


경매 절차와 유의사항을 설명하는 입찰 집행관의 목소리가 텅 빈 법정을 메웠다. 보통 오전 10시에 경매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날 집행관은 느긋하게 10분 정도 더 지나서 입찰 종을 쳤다. 150석 중 뒤쪽에만 30여명이 앉아 있었다. 이중 10여명이 입찰봉투를 챙겼다. 물건 매각서를 챙겨보는 이도 몇 없었다.


한 시간 뒤인 11시 10분, 마감 종소리가 울렸다. 집행관이 낙찰자와 응찰자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장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30분 만에 모든 과정이 끝나버렸다. 보통 한 시간 이상씩 걸리던 절차였다.


◇그나마 중소형아파트는 '관심'= 45개 경매 물건 중 11건 정도가 주인을 만났다. 30명가량이 경매에 응했다. 다른 이들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구경꾼이었다. 10명 이상의 응찰자가 모이며 관심을 끈 물건도 없었다.


고군분투한 건 중소형 아파트였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아파트(전용면적 38.77㎡)와 동작구 사당동 대아아파트(전용면적 59.9㎡)에 7명이 응찰하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1건의 중 아파트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개포시영아파트의 낙찰가는 5억1650만원이었다. 2회 유찰된 상태에서 KB국민은행의 16일 기준 시세인 5억8750만원보다 7100만원 저렴했다. 사당동 대아아파트의 같은 기간 시세는 3억2250만원으로 경매 낙찰가 2억9880만원이 시세대비 2370만원 낮았다.


이정민 부동산태인 팀장은 "중소형 아파트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아무래도 물건이 가장 많고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는 "중소형 아파트도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액)이 80% 이하로 떨어진지 오래"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낙찰 후 매매가 불가능해, 실수요자만 몰리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소위 부동산 경매시장은 부동산 매매시장의 선행시장으로 불린다. 이날 찾은 경매시장으로 내다본 내년 부동산 시장은 참담했다. 법정을 나오자 눈 섞인 찬바람이 내리쳤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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