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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다이아 게이트' 윗선배후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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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케이(CN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어제 이례적으로 감사원과 검찰이 동시에 움직였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검찰은 씨앤케이 본사와 관련 혐의자 집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이 사건의 주식 부정거래 부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21일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외교부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설 연휴 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예고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른 처벌을 강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는 아프리카 카메룬에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한 씨앤케이의 개발 사업을 둘러싼 주가조작에 관여했고, 자신의 두 동생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줘 주식거래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리게 했다. 감사원은 김 대사의 해임을 외교부에 요구하는 한편 총리실 국무차장과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박영준씨, 국무총리실장을 지낸 조중표 전 씨앤케이 고문, 오덕균 씨앤케이 대표 등 3명에 관한 감사자료를 수사에 참고하도록 검찰에 제공하기로 했다.

마치 다이아 스캔들 연루자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일제 소탕 작전이 벌어진 모양새다. 그동안 항간에 퍼진 의혹들을 머지않아 말끔히 규명할 태세로 보인다. 사정ㆍ증권ㆍ수사당국을 망라한 정부조직이 정권 실세도 관여했다는 소문이 난 비리 사건에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전광석화처럼 달려든 적이 또 있었나 싶다. 그러나 그간의 경위를 아는 사람들은 정부의 이런 분업적ㆍ조직적 행동 자체에도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이 사건은 이미 지난해 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관련부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도 덮어둔 것이었다. 지난해 여름 국회에서 이 사건이 거론된 뒤 외교부와 국회가 각각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는데 5개월 만인 어제야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여름 이전에 다 저질러진 주가조작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반년 이상이나 걸렸다.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자원개발 외교 실무를 사실상 총괄ㆍ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준 전 차관을 비롯한 '윗선'의 배후 작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는 감사원이 밝히지 않았다. 이제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검찰마저 행여 꼬리 자르기 수사에 머문다면 감당키 어려운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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