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수산물, 거의 절반은 한국産 아니네
대형3사 수입산 수산물 갈수록 증가
이마트 45%·롯데마트 20%까지 확대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노르웨이 고등어, 베트남 주꾸미, 캐나다 생태, 중국 조기...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가 수입산으로 뒤덮이고 있다. 수입산 비중이 국산을 뛰어넘을 날도 머지 않았다.
19일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바이어들은 기후 문제와 일본 원전 사고 등으로 수입산 생선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산 수산물의 어획량은 갈수록 줄어들어 경쟁력을 잃어가는 반면 수입산은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것.
이마트의 경우 최근 판매되고 있는 수산물의 45% 정도를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초 40% 수준에서 5%포인트 늘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초 10% 안팎이던 수입산의 비중이 올초 20%까지 확대됐다.
김석 이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최근 수산물 수입은 트렌드가 됐다고 말할 만큼 증가하고 있다"며 "수입산이 50%를 넘는 일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입산 수산물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는 가격과 품질이 꼽힌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국내에서 수산물을 소싱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직거래를 하면 유통단계가 2단계 정도 줄어든다"며 "원가가 낮은 시장에서 대량으로 상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이 10~20% 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점도 수입산 가격이 내려가는 이유다. 김석 바이어는 "과거에는 수입산 물량이 적었기 때문에 가격협상에 불리한 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바잉파워'를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가격협상에 유리하고,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판매를 요청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후 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산 수산물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올라간 것도 수입산이 주목받는 이유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품질에서도 물량이 많은 수입산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수입산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김석 바이어는 "일본산의 경우 방사능 우려, 중국산은 식품 안정성 우려가 아직 조금 남아있지만 과거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이용호 바이어도 "새우살의 경우 가격이나 품질을 따져보면 중국산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소비자들도 거부감 없이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에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수입 수산물에 대한 불신도 사그라지는 추세다.
수산물 수입 방법과 절차도 수월해지고 있다. 김형탁 홈플러스 바이어는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고,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의 수출업체들의 이해가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바이어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지만 대안책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점차 수입이 늘어나면서 수산물 수입 절차가 많이 체계화 되고 있어 이 같은 어려움은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 바이어는 "북극이나 남극 대서양 등 아직 개척해야 할 지역이 많다"며 "수입 수산물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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