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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신>, 이미숙을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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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신>, 이미숙을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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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의 배드신> 화 스토리온 밤 11시
인생의 가장 나빴던 순간. <이미숙의 배드신>(이하 <배드신>)은 좋았던 순간보다, 슬프고 아팠던 부분에 더 집중한다. 아무런 장치 없이 MC와 게스트만 있는 극장이라는 공간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기에 적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MC의 개입이 거의 없이 게스트가 주도해서 끌어가는 토크의 내용은 대개 자기고백적인 것이다. 어제의 게스트였던 곽경택 감독은 처음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던 계기로부터 시작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며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 <배드신>은 곽경택 감독에게 모두가 가장 궁금해 하는 영화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묻거나, 답하기 어려울 질문은 던지지 않았다. 스크린으로 토크에서 나왔던 인물들이나, 게스트 주변인들의 영상편지를 전해주는 정도를 제외하면 이 토크쇼는 게스트의 이야기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이러한 <배드신>의 태도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다. 장점은 순수하게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는’ 토크쇼가 될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그렇기 때문에 토크가 한없이 지루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 한사람을 위한 스크린을 눈앞에 펼쳐 놓고도 그것을 영상 편지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면은 특히 아쉽다. 극장이라는 공간과 여배우인 진행자의 장점이 거의 활용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곽경택 감독이 새로운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미숙의 출연 의사를 묻는 장면은 웃음기 없는 이 토크쇼에서 유일하게 웃음이 나면서도 진지한 배우와 감독의 태도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코너가 존재하지 않는 이 프로그램에 코너가 있어야 한다면, 그건 선물 증정타임이 아니라 바로 이미숙이라는 여배우만의 장점이 드러나는 코너가 아닐까. 이미숙이라는 이름에 더 무게가 실리는 차별화가 없다면, 굳이 <배드신>을 선택하기에는 바로 그 시간에 볼 수 있는 토크쇼가 이미 넘치게 많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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