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확보 나선 시중 은행들에 최소 700t 이상 빌려준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해 중앙은행들이 시중 은행들에 대여해준 금의 양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유로존 부채위기로 신용경색이 발생, 달러 조달이 어려워지자 시중 은행들이 금을 담보로 달러를 조달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에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들에 금을 빌려줘 시중 은행들의 달러 조달을 도와줬던 것이다.
중앙은행은 전 세계 금의 약 6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 자산으로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많은 중앙은행들이 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래를 하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의 매일 금 거래 내역을 집계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금 거래 내역은 시장에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귀금속 컨설팅업체 톰슨로이터 GFMS는 17일 지난해 중앙은행이 빌려준 금의 양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GFMS는 중앙은행의 금 대여 규모가 지난해 얼나마 늘었는지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은채 소폭 늘었다고만 설명했다. GFMS는 중앙은행의 금 교환(swap) 또는 대여 규모가 2000년에 5000t에 달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2010년에는 700t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서는 유로존 은행들이 금을 담보로 달러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중앙은행으로부터 금을 빌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GFMS측은 "시중 은행들이 금과 달러 교환에 나서면서 중앙은행들의 상업은행에 대한 단기 금 대여가 상당히 증가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1개월 금 대여 금리는 12월 초에 역사상 최저인 -0.57%까지 하락했다. 은행들이 금을 맡기고 달러 자금을 빌리는데 0.57%의 이자를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금 대출 수요는 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 가격은 지난해 9월에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으나 이후 단기간에 20% 이상 급락하며 지난달 온스당 1522달러까지 밀렸다.
GFMS의 필립 클랩위지크 금속 분석 대표는 금 대출 수요는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순수한 금융 거래라며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GFMS는 올해 상반기 금 가격이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GFMS의 올해 상반기 금 가격 예상 평균치는 온스당 1640달러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금 선물 가격 종가 온스당 1655.60달러보다 낮은 것이다.
다만 GFMS는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금 가격이 상승세를 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 2000달러를 살짝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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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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