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이변은 없었다. 민주통합당 1ㆍ15 전당대회에서 당원들과 시민들의 선택은 한명숙(68)이었다. 경선 표심은 당내 계파간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 '안정과 화합'의 리더십을 택했다.
◆ 새 지도부 키워드는?=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의 키워드는 '친노(친노무현계)의 부활', '호남의 부진',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한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59)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이를 드러낸다. 친노진영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김두관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을 차지한 뒤 제1야당 지도부를 접수했다. 하지만 문성근 최고위원은 1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친노의 부활이라는 표현은 온당치 못하다"며 "(민주세력을) 갈라치기 하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호남은 부진했다. 호남 대표주자인 박지원 최고위원(70)은 4위에 머물렀다. 전북 출신 이강래 후보는 8위로 탈락했다. 당 내에서 “여성이 아니라 호남을 배려해줘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역주의는 자연스레 약화됐다. 지도부 구성을 보면 박영선(경남 창녕), 이인영 (충북 충주), 김부겸 (경북 상주) 등 지역간의 안배가 절묘하게 이뤄졌다.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박영선(51) 이인영(48) 김부겸(54) 최고위원이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이렇다 할 조직이 없는 세 사람의 당선은 당심이 '젊은 정당'을 시대적으로 요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이인영 최고위원은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 박지원 최고위원을 누르며 2위에 올랐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39세 이하 모바일 투표에서 한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대중적 지지도를 확인했다.
◆공천혁명, 어떻게 될까? = '한명숙 호'의 최종 목적지는 정권교체다. 일단 4월 총선에서 야권 승리를 견인하고 이를 동력으로 12월 대선에서 정권 탈환해야하는 역할이 부여됐다.
그런 점에서 공천에 관심이 쏠린다. 새 지도부의 젊은 피들은 '호남 물갈이론'과 '인적 쇄신'을 강조해왔다. 한나라당의 공천도 쇄신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만큼 여나 야나 공천혁명이 불 환경은 조성돼 있는 셈이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대선주자는 여당 텃밭에도 나갈 수 있을 정도, 이 정도의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지도부가 친DJ, 친노가 아닌 친서민 친노동으로 공천하겠다고 쇄신을 약속한 가운데,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도 또하나의 과제다. 여기에 당내 반발이 거세질 경우 한명숙 리더십은 바로 흔들릴 수 있다.
공천심사위원위의 밑그림은 다소 그려진 상태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통합 과정에서 총선 공천방법도 이미 합의를 끝냈다"면서 "공심위는 당내외 인사를 반반씩으로 하고 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1야당 대표로서 야권 연대를 순탄하게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진보정당이 빠진 ‘미완’의 야권통합을 다시 추진하거나, 아니면 통합진보당과 선거연대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선택의 문제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야권 연대 통합을 위한 야권 연대 기구’를 먼저 제안했다.
◆반(反) 검찰, 친(親)노동의 강성 야당 = 새 지도부의 화두는 '경제 민주화'와 '검찰 개혁'이다. 우선 한 대표 스스로가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여기엔 한 대표가 개인적 경험도 크게 작용한다. 한 대표는 뇌물수수혐의로 두번이나 기소됐으나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 대표는 이번 경선에서 "대검중수부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사장 직선제'를 내걸기도 했다. 검찰로서는 민감한 이슈들이다.
새 지도부가 내세운 정책 공약을 보면 '좌향좌' 행보의 가속화가 예상된다. 대기업과 정책과 관련해 출자총액제 부활뿐만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지, 비정규직 차별 완화, 론스타 국정조사 및 농협 신용ㆍ 경제 분리 유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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