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2 CES'에서 화제의 주인공은 단연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삼성과 LG는 혁신적인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이며 소니,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TV의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갑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삼성과 LG 못지않게 우리의 시선을 끄는 기업들이 있다. 글로벌 공룡기업의 틈바구니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뽐내며 당당히 세계 시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들이다. 지난 2007년부터 CES에 참여해 4년 동안 첨단 기술력을 인정하는 혁신상을 10개나 받은 모뉴엘이 대표적이다. 모뉴엘은 올해도 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한 로봇공기청정기와 모든 가전제품을 작동할 수 있는 지능형 통합 리모컨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모뉴엘은 지난해 연말 '롯데마트 통큰 TV'로 비로소 얼굴이 알려질 만큼 국내에선 낯선 기업이다. 그러나 해외에선 독특하고 창의적인 제품으로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매출 3000억여원 가운데 8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2007 CES'에서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기조연설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용 PC를 만드는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뽐내는 국내 강소기업은 또 있다. PC 쿨러 등을 만드는 잘만테크, 국내 첫 구글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기반 스마트패드를 내놓은 유비벨록스, 로봇청소기로 잘 알려진 유진로봇, 스마트TV용 가상 마우스를 개발한 매크론 등 '2012 CES'에 참여한 60여개사가 다 기술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 자랑스러운 우리의 강소기업들이다.
강소기업의 성공은 우리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홍석 모뉴엘 대표의 지론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 '연구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기업을 따라하지 않는다.'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한다.' 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하지 않고 틈새시장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기회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