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옵션만기=PR 매도우위' 공식 이어지나
규모는 제한적.."매물 폭탄은 없을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새해 첫 옵션만기를 이틀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통상 1월 만기에는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차익거래 물량이 청산을 시도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 지수에 부담이 돼 왔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1월 만기 역시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매물 폭탄으로 인한 지수 충격'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간 1월 옵션만기에는 유독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컸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1월 만기에는 2005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를 보였다. 10일 IBK투자증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만기주간(1월 만기일을 포함한 이전 4거래일)에 프로그램을 통해 평균 6028억원의 '팔자' 물량이 쏟아졌다. 만기 당일만 살펴봐도 3756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는 연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된 매수차익거래 물량이 청산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의 배당투자 물량은 옵션만기일의 높은 유동성을 활용해 포지션을 청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기간 유입된 배당투자 물량은 약 8조2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일부가 이탈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기 프로그램의 매물이 '폭탄'이 돼 돌아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비과세 주체의 매도 여력은 거의 다 소진된 데다 외국인과 기관은 만기일까지 중립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6일과 9일 프로그램 매도세는 비과세 주체가 이끌었는데 이들의 매도 여력은 1000억원도 남지 않은 상태"라며 "외국인과 기관 역시 9일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0.5를 밑돌았는데도 프로그램을 통한 적극적인 매도 의지를 나타내지 않음으로써 베이시스 0 이하에서 매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짚었다.
김현준 IBK 애널리스트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향후 베이시스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거나 국가기관이 매도차익거래에 더 적극적이라면 외국인, 기관의 매도차익거래는 베이시스가 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면 출회될 수 있다"면서도 "프로그램 매물이 국가기관의 단기 물량으로 한정된다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말 배당 수익률이 시원찮아 청산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평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1년 이후 11번의 만기 중에서 마감 동시호가간 지수는 8번 내리고 3번 올랐는데, 상승 마감했던 3번은 대체로 연말배당 수익률이 낮았다"며 "지난해 실질 연말배당 수익률 역시 1.2%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청산 당위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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