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전자가 4분기 주력사업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며 힘겨웠던 한 해를 마무리했다. 골칫덩이인 휴대폰이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핵심인 TV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나타내고 있어 내년 본격적인 사업 회복이 기대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시장추정치)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매출액 54조3374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이익의 규모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매출액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대비 2.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성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한 해 동안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사업은 휴대폰이다. 지난해 6540억원의 적자를 낸 MC사업부는 올해 그 절반인 약 3300억원 가량으로 적자폭을 축소할 것으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이익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비용 부담도 여전해 이달 청약이 마무리 된 1조원의 유상증자 자금 중 절반 이상을 휴대폰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나마 4분기 전체 휴대폰 중 스마트폰 비중이 30%까지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5%포인트 가량 개선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그에 비해 TV 사업은 올 한해 소니를 밀어내고 확실한 2위로 부상하면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난해 1448억원이었던 HE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올해 그 세배에 가까운 39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LED와 편광필름방식(FPR) 3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약진하며 이익이 개선되고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성수기인 4분기에 평균판매단가가 떨어지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4분기도 이익 기조를 유지하며 달라진 체력을 확보했음을 입증했다.
LG전자의 시련은 올해까지다. 주력 사업이 본격적인 반등 기조를 나타내는 만큼 내년은 회복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LG전자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57조2583억원, 영업이익 9535억원이다. 휴대폰의 반등과 TV의 본격 부상이 동력이다. LTE폰의 출시와 프라다폰 등의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에 힘입어 휴대폰 사업은 이르면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휴대폰의 반등 시기와 강도에 따라 매출 1조원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며 이익률의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HA와 AE사업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쪽의 성과 예측이 다소 어렵지만 주력 사업의 회복이 우려를 덮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도 성장성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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