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기업정책으로 바꿔, 올해 639개 업체 유치 목표의 2.5배 성과…해외 투자유치는 부족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안희정 충남도사가 웃을 일이 생겼다. 취임 초기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며 기업유치를 맞춤형으로 하겠다던 안 지사가 올 해 목표의 2.5배 성과를 올렸다.
1월부터 10월 말까지 충남에 유치된 기업 수는 639개. 유치목표였던 250개를 훌쩍 넘었다.
민선도지사 4기에서 3317개 기업을 끌어들여 42조9363억원의 성과를 거둬 전국서 가장 높은 투자유치를 기록한 뒤 민선 5기에선 수도권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유치가 쉽잖을 것이란 게 안 지사의 설명이었지만 기업이전보다 창업에 초점을 맞춘 게 과로 나타났다.
안 지사는 올 초 “전임 이완구 도지사 때 FDI(외국인 직접투자)와 기업이전은 수도권 규제와 각종 세제지원 등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그 정책이 거꾸로 가며 지방세 수입이 반으로 줄었다. 이전지원금을 확보할 길이 없다”며 기업유치의 어려움을 밝혔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지방세에 대한 감세정책을 펴면서 지난해 지방세수입이 8900억원대에서 4800억원이 줄었다는 게 안 지사 설명이다.
이런 입장에서 안 지사는 지난 5월부터 공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섰다. 투자유치에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안 지사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300여명을 초청, 투자를 끌어내는 설명을 하는 등 ‘친기업정책’을 적극 펼치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정치와 행정분야가 부작용 없이 도민에게 가장 득이 되는 쪽으로 국가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기업은 기업논리대로 움직인다. 기업의 투자요건을 어떻게 맞춰주느냐, 그게 (기업유치에) 빨리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주 1회, 월 2~3회 기업센터서 근무하려 한다. 월 1회 기업방문스케줄을 잡으라고 지시했다”며 “현장지원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충청도가 기업에 우호적이고 투명한 지역이란 의미를 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1년의 성과에선 충남도내 창업이 509개로 전체의 79.6%를 차지했다. 수도권 이전업체는 83곳이다.
문제는 외자유치 실적이다. 1월부터 10월 말까지 6개 기업과 1억7900만 달러의 외자를 끌어들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투자유치 실적 13억5420만 달러와 큰 차이를 보인다.
안 지사가 최근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 유럽을 돌면서 기업유치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 지사는 아시아 3국을 찾아 3500만 달러 성과를 낸 뒤 1주일 만에 1억6500만 달러 계약을 위해 중동과 유럽을 다녀왔다.
충남도 관계자는 “외국기업 유치로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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