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여인국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투표함조차 열지 못한 채 무산되면서 5억 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병용 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추진위원회는 16일 "안 시장이 시정 전반에 걸쳐 시민과 소통하지 않는 등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어 시민 단체들이 연대해 주민소환운동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나아가 "안 시장은 초보적인 행정을 중지하고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주민소환 추진 이유로 ▲주택가 앞 '러브호텔용' 관광호텔 허가 ▲뺏벌마을의 이주대책 부재 ▲방치된 고산지구에 대한 대책마련 부실 등 지역 현안을 들었다. 또 측근 인사의 의정부 자원봉사센터장 임용 의혹과 의정부시의회 파행 등도 이유로 꼽았다.
추진위는 현재 의정부 뉴타운 연합회, 금오지구 관광호텔 반대 대책위원회, 고산지구 대책위원회, 의정부 뺏벌 이주대책위원회, 의정부 미래발전위원회, 의정부 기독교 연합회 뉴타운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내 주민소환이 정략적으로 이용되면서 혈세 낭비 등 부작용이 속출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16일 진행된 여인국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에서는 전체 유권자 5만5096명 가운데 17.8%인 9820명이 투표해, 투표함 개함조건인 33.3%를 넘기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효화됐다. 과천시는 여 시장 주민소환 투표에 5억 원이 넘는 혈세를 썼다.
이처럼 엄청난 혈세를 투입하고도 투표함조차 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행 '주민소환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 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는 해당 지역 주민의 15%가 청구하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이번 과천시장 주민소환 투표에서 드러났듯이 주민소환 투표에 들어가는 엄청난 규모의 혈세다. 특히 투표함 개함도 못한 채 낭비되는 예산이 수억 원에 달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치적 경쟁자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들이 주민소환제도를 정략적으로 악용할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007년 도입된 주민소환제도는 그동안 김황식 전 경기도 하남시장(광역화장장 유치)과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해군기지 관련)에 대해 투표가 실시됐지만,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바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