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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유통가 결산]1.불경기 엎친 데 수수료 인하 압박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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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로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 영업이익 감소불가피
고물가에 저가상품 인기..온라인시장은 한숨 돌려


올 한해 유통가는 수난의 시대였다. 고물가 저성장의 위기로 빠져들면서 소비침체가 현실화됐고 정부의 압박까지 겹쳐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ㆍ홈쇼핑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수료' 철퇴에 신음했고 오픈프라이스제 폐지와 가격 인상 제재로 제과업체와 주류업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또 소비 양극화가 뚜렷했다. 저가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생필품은 저렴한 것을 사는 대신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명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험난한 한해를 보냈던 유통업계의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올 한해 유통가는 '악전고투(惡戰苦鬪)'의 시간을 보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부진과 정부의 수수료 압박 등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가장 힘든 싸움을 했던 적(敵)은 공정거래위원회였다. 공정위는 '수수료'라는 검을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을 휘둘렀고, 각 업체들도 맞서 싸웠지만 끝내 백기 투항해야만 했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백화점 업계는 배수진을 치고, 시간을 끌어가며 맞서 싸웠지만 정부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3대 백화점은 물론 갤러리아ㆍAKㆍNC백화점 모든 백화점들은 지난 10월을 기준으로 입점한 중소기업들의 수수료를 3~7%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백화점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해 3~5% 영업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년 실적에는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수료 압박에 더해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11월 백화점 매출은 33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의 소매판매 지표에 따르면 11월 주요 백화점 3가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줄어들었다. 지난 2009년 2월 마이너스 0.3%를 기록한 이후 33개월만의 역성장이다.


그나마 백화점 업계는 명품과 아웃도어제품이 방패 역할을 해줬다. 또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올해 내내 명품매출은 꾸준히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유지했고, 특히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긴 전인 올 상반기에는 월매출 신장률이 40%를 넘어서는 곳도 있을 만큼 명품은 큰 인기를 모았다. 이 같은 명품 바람에 지방 백화점에도 명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고, 대형마트에도 명품매장이 들어섰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은 병행수입을 통한 명품 매장을 만들었고, 올해 리뉴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신규 오픈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각각 '명품 백화점'을 표방하며 지역의 명품 소비에 불을 붙였다.


백화점들은 방패로 한숨을 돌린 반면 대형마트는 쏟아지는 포화를 그대로 몸으로 맞아야 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엄동설한에 집밖으로 쫓겨나서 뺨까지 맞은 꼴'이라고 표현하기도 할 정도였다.


대형마트는 지난 6월 발효된 '유통산업발전법'과 지난해 12월 7일 발효된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유통법은 '전통상업보존 구역의 지정'이라는 조항을 통해 전통시장 주변 1km 이내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대형마트가 출점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기존 500m에서 지름은 두배로 늘었지만 실제로 면적은 4배가 늘어나 대형마트와 SSM의 출점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올해 대형마트 신규 출점은 9개에 그쳤다. 지난해 20개의 절반수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에도 대형마트 출점이 17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대형마트가 법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에 공정위의 화살은 대형마트에게는 '치명타'가 됐다. 대형마트들은 공정위와의 '합의(合意)'를 통해 입점한 중소기업들 제품의 판매장려금을 3~7%포인트 줄이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공정위의 압박에 의해 내려진 결정이지만 외형상 '합의'의 형태로 진행한 탓에 대형마트 측에서는 하소연 할 곳도 없게 된 셈이다.


온라인 시장은 정부의 직격탄은 피해서 한숨을 돌렸다. 고물가 부담으로 인한 저가 상품 인기 덕분에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의 한파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백화점부터 대형마트, SSM까지 대부분의 유통업을 하는 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했고, 소셜커머스라고 불리는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만만한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처럼 험난한 한해는 없었다"며 "지방에서 매장 문을 열려고 하면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가만히 있는 수수료는 정부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원했던 동반성장과 상생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켜왔는데 돌아온 것은 결국 '매'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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