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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 통계에 들지 않는 43만 '실질 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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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계 청년 실업률엔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는 포함 안 돼..이들까지 합하면 청년 실업률은 6.7%에서 15.4%로 확 뛰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3%의 절반도 안 되는 6.7%(2011년 3분기 기준)에 불과하다. 이 수치만 보면 사정은 양호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신음한다. '실업률'엔 잘 잡히지 않는, '실업률 사각지대'에 있는 실질적 실업자들이 43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변화냐 고착이냐의 기로에 선 지금, 이들 43만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나라는 더 이상 희망을 품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시리즈는 청년실업의 현실을 짚어보는 상(上)편,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하(下)편으로 나뉘어 오늘부터 이틀간 게재된다. 상편은 3년째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준영(29ㆍ남)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편집자주>


"어서요세요."

준영씨의 하루는 늘 이 말로 시작한다. 그의 아침은 새벽 5시면 시작이다. 준영씨는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 지난해부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원에 가기 전 새벽에 일할 수 있다는 점, 일을 하면서 틈틈이 책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는 준영씨다.


그가 대학을 졸업한 건 2007년의 일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서울시내 중상위권 4년제 대학이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지 올해로 3년 째를 맞는 준영씨.


그가 기업에 취직을 아예 안하려 했던 건 아니다. 준영씨에게도 첫 직장은 있었다.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그는 입사 10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 비정규직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첫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고작 13%라는 얘기를 들은 탓이다.


지난 2일 서울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만난 준영씨는 "지금 이 순간 번듯한 정규직 직장인이 아니라는 건 그나마 견딜 수 있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지원 없이 이렇게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불안한 신분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괴롭다"며 "곧 서른이 되는데, 정말로 막막하다"고 했다. 관련기사 ▶ 43만 '실질 청년 실업자', 대책은 '중기'와 '제 3의 길'에

박명수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 선임연구위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준영씨처럼 막연하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아예 취업을 단념한 청년(만 15~29세)은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43만4000명에 이른다. 전체 청년의 4%에 달하는 수치다. 문제는 이들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들이 정부가 집계하는 청년 실업자에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통계청이 말하는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청년 실업률은 6.7%다. OECD 평균보다 훨씬 낮다. 그런데 이는 한 마디로 허수다. 준영씨 같은 경우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청년 실업자'는 조사 기간을 기준으로 수입이 있는 일을 안했고 지난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한 적이 있는, 즉 당장이라도 일자리가 생기면 바로 일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만을 말한다. 준영씨처럼 사실상 '무직'인 취업준비자 등은 실업자에서 빠져 있다는 얘기다.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를 합한 청년 수가 통계청이 따진 실업자 28만4000명 보다도 큰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심각하다.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까지를 모두 합치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5.4%로 올라간다. 조성주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은 이와 관련해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들도 실질적으로는 실업자와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이들을 빼고 실업률 집계를 하고 있다"며 "취업준비생 등에 대한 지원 정책이 부족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취업 사교육비가 필요한 취업준비생들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문제"라며 "최저임금도 제대로 안 주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동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되는 것도 취업준비생들이 겪을 수 있는 고충"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심각한 건 청년실업이 야기하는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5세 청년 1명이 1년 동안 실직 상태에 놓일 경우 1인당 3800만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한다. 실업률 집계 사각지대에 있는 43만4000명만 따지면 16조4920억원, 통계청이 발표한 표면적 실업률을 모두 감안하면 27조원 이상의 가치가 사장돼버리는 셈이다.


조 팀장은 "취업준비자나 구직단념자가 청년 실업자 보다 많은 나라는 우리나가 유일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런 구조를 하루 빨리 이해하고 취업준비자 등에 대한 지원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성정은 기자 je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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