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7%인데 고용률은 40% 왜?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청년실업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청년실업은 단순히 청년층만의 고충이 아니라, 국가의 잠재성장력을 갉아먹을 만큼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과 관련된 통계치를 보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지난 5~6월 연속 7%대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도 가장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과 고교 졸업 후 취업을 하려는 준비생, 이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모, 기업 등 취업 현장의 일선에 있는 이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훨씬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수십차례 응시원서를 내고도 면접 한번 보지 못했다는 이들의 하소연은 이제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여기에 '통계수치의 비밀'이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실업자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활동인구란 노동 능력·의사가 있어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과 같은 경제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인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학생·주부·환자 등 노동 능력이나 노동 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된다. 학생은 정규교육기관에 재학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입시학원에 다니거나,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에서 수강을 하는 이들이 모두 포함된다.
취업준비생과 진학준비생, 군입대 대기자 등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들어간다. 또 육아와 가사일 등도 모두 비경제활동에 포함돼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통계청 실업률과 국민들이 느끼는 실업률의 격차가 큰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집계된 만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층 인구는 961만4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424만명, 비경제활동인구는 537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자수는 393만명, 실업자수는 31만명이었는데, 실업자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청년실업률은 7.3%였다. 전체 청년층 인구(961만4000명) 가운데 취업자수(393만명)의 비중은 40.9%에 불과했다. 청년층 10명 가운데 4명만 현재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에서는 이 수치(40.9%)를 고용률이라는 통계로 따로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고용률은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실질적인 고용 창출 능력을 나타낸다. 고용률은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비경제활동인구 수를 포함해 계산하므로 구직을 단념했거나 노동시장에 빈번히 들어오고 나가는 반복실업 등에 의한 과소 추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실업률은 실업자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다. 통계 작성시 실망실업자와 같이 구직활동을 지속하다 취업될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스스로 취업을 포기한 사람을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 실제보다 실업률이 과소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국 정부에 실업률과 함께 고용률을 적극 활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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