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백인천, 이대호 일본 진출 길 트다

시계아이콘02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백인천, 이대호 일본 진출 길 트다
AD


또 한 명의 한국인 일본 프로야구 선수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뒤 일본리그 진출을 밝힌 이대호가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지난달 23일 오릭스 구단과 처음으로 만나 2년 동안 7억 엔(약 104억6천만 원)을 제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을 포함한 액수지만 연 평균 50억 원(약 430만 달러)이 넘는 엄청난 액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연봉이다.


애초 일본 언론은 오릭스가 이대호를 영입하기 위해 2년간 5억 엔을 쓸 것으로 내다봤지만 오릭스는 이를 뛰어넘는 초대형 조건을 제시했다. 원 소속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가 제시한 4년간 최대 100억 원의 두 배에 이른다. 메이저리그와 종종 돈 싸움을 벌였던 일본 리그다운 베팅이다.

많은 팬들은 이승엽과 김태균이 돌아온 가운데 이대호가 일본리그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고 있다. 이대호가 남긴 한국 리그 성적은 뛰어나다. 11년 통산 타율 3할9리, 홈런 225개, 타점 809개를 기록했다. 2006년 타율과 홈런, 타점 등 타격 3관왕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도루를 뺀 타격 7개 부문을 휩쓸며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올해도 타율 3할5푼7리, 안타 176개, 출루율 4할3푼3리로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30년 국내 프로 야구사에서 오른손 타자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특히 포크볼 제구력과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이승엽은 일본리그 후반기 두 시즌에서 포크볼에 타격 자세가 무너지며 마무리를 깔끔하게 매조 짓지 못했다. 이대호가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반세기 전 백인천의 뒤를 잇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리그 한국인 선수의 원조인 백인천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어떤 경로를 통해 일본 무대에 진출했을까. 그의 일본 진출과 관련해서는 먼저 1960년대 초반 사회 분위기를 이해해야 한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양 국가는 스포츠에서도 교류에 제한을 두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나선 한국은 도쿄에서 두 경기를 모두 치렀다. 강경 일변도의 대일 정책을 고수하고 있던 이승만 정권이 일본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단장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선수단 모두가 대한해협(당시 표현은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고 한 말은 축구계의 유명한 일화다. 1960년 11월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1962년 칠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한국과 일본 경기 때는 일장기 게양과 일본 국가 연주 문제를 놓고 국무회의에서 경기 개시 직전까지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논쟁은 결국 국제관례에 따라 허용하기로 결정됐다.


백인천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2년 1월 일본행을 확정지었다. 당시 반일 감정의 수준은 신세대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엄청난 반일 감정의 벽을 뚫고 일본행을 이룰 수 있었던 셈이다. 더구나 당시 백인천은 경동고를 졸업한 지 1년이 된 성인 야구로는 햇병아리 선수였다.

고교 최강 경동고의 중심 타자였던 백인천은 3학년 때인 1960년 10월 일본 원정에 나섰는데 8차례 경기를 치르면서 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도 고교 선수가 홈런을 치는 것 자체가 화제였다. 홈런 가운데 하나는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일본대학 제2고와 경기에서 나왔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진구구장에서 나온 두 번째 홈런이었다. 진구구장은 고라쿠엔 구장과 함께 도쿄를 대표하는 구장이다. 도쿄 6대학 리그 경기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한국의 고교 야구 선수가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백인천은 1962년 1월 자유중국(대만)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박현식, 김응룡, 김성근, 최관수, 성기영 등 신세대 팬들도 알 만한 선배들과 함께 출전, 대회 유일한 홈런을 기록했다. 한신 타이거스, 다이미이 오리온스 등은 그 모습에 눈독을 들였고 도쿄 6대학 리그의 명문 메이지대학은 그에게 입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인천을 붙잡는 데 성공한 구단은 도에이 플라이어즈였다. 하지만 당시 도에이 구단은 영입 사실을 부인했다. 이런 일이 터지면 일단 부인하는 게 일반적인데다 한국 우수 선수의 일본 진출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외국에 가기 위한 기본 요건이던 도에이 구단의 초청장이 전달되면서 백인천의 일본 진출 문제가 사회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충분히 짐작되는 일이지만 백인천의 일본 진출을 놓고 여론은 찬반양론이 갈렸다. 국가 대표 선수가 외국, 특히 일본에 가겠다고 하니 매국노에 가깝게 취급하는 분위기가 적잖게 형성됐다. 이런 분위기는 1970년대 후반 차범근이 서독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회 유력 인사들이 백인천의 일본행을 지지하면서 분위기는 겨우 반전될 수 있었다. 1962년 2월 이주일 대한체육회 회장은 백인천의 일본행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체육 관련 부처였던 문교부도 1년 후 귀국 조건으로 백인천의 일본행을 허가했다.


이 같은 과정이 있었기에 프로 선수인 이대호 뿐만 아니라 신일고 송상훈이 한국고교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 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고 내년 시즌 주니치 드래건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선각자의 길은 거칠고 힘들지만 그 이상 보람 있는 길이기도 하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