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평생 한 번도 특허 출원이 힘든데 1년에 무려 평균 25건이나 특허청을 들락거리는 삼성임직원이 있다. 도대체 이 직원은 어디서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것일까?
삼성그룹이 29일 사보 삼성&U에서 지금까지 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한 고정완 삼성전자 상무를 비롯해 삼성에서 특허왕으로 통하는 임직원 4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비법을 공개했다.
이들의 공통된 답변은 “아이디어는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공부를 통한 지식습득과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1986년 이후 영상음향 시스템과 DVD, 블루레이 등의 기술개발에 참여해 총 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한 고 상무는 “특허 또한 별도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를 파악해서 단순화 및 일반화 시키는 능력, 보편적인 가치 속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고 상무는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라 연구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끊임없이 문제점을 찾고 이를 진보적인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고 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산업기술연구소 하영열 책임은 산업용 로봇과 로봇 제어기에 관련된 40여개의 특허를 출원해 장영실상과 삼성중공업 최고 특허자로 선정됐다.
하 책임은 “연구개발은 문제점을 파악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 작업의 반복”이라며 “매우 지루하고 힘들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성취감과 쾌감 덕분에 그 과정을 즐긴다”고 말했다.
삼성토탈 대산사업장 방향족 공장에는 ‘HC타워’라고 불리는 증류탑이 있다. HC는 김현철 공장장을 가르킨다.
외환위기 당시 차장이던 김 공장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재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50%(연간 100억원)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새로 건설된 증류탑에 김 공장장의 이름 이니셜이 붙여진 것이다.
그는 “청바지를 입는다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게 아니라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깊이 있는 지식에서 창의적인 개선책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올해 발명의 날 유공자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삼성테크윈 원동관 수석은 사내 소통망인 ‘싱글’을 통해 전 세계의 최신 기술 정보를 모으고 있다.
60여건의 특허를 출원한 원 수석은 “공식업무 시작하기 1시간 전에 출근해 싱글의 테크노 플라자에서 기술동향 및 특허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며 ‘통섭’을 특허의 비결로 제시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