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의 공통점은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않는 기업일지라도 증권사가 내놓은 기업분석 보고서에는 '매도' 보다 '매수'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한 시장조사기관 포렌식 아시아(Forensic Asia)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국 투자은행,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주식시장 '매수' 의견은 '매도' 1건당 19.2건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마치 1990년대 ‘닷컴버블’ 때 처럼 내놓는 기업분석 보고서 마다 '매수' 의견으로 도배를 했다.
포렌식 아시아는 이와 함께 한국 주식시장을 애널리스트들이 한결같이 '매수'만을 외치는 중국과 유사한 유일한 국가라고 꼽았다. 한국의 '매도'와 '매수' 비율은 1대 22.7로 조사됐다.
투자의견 '매도'와 '매수'의 비율이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에서 각각 1대 10.5, 1대 7.3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의 경우 현저하기 '매수' 의견 비중이 높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WSJ은 특히 경제성장 둔화와 불투명한 기업 경영 때문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중국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무더기 '매수' 의견만을 고집한 탓으로 애널리스트 말만 믿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는 15%나 떨어졌고, 중국 기업들이 전체 주식 거래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홍콩 주식시장 항셍지수도 23% 하락했다.
포렌식 이시아의 길렘 툴로크 설립자는 "증권사들은 '중국은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어야 하는 굉장한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또 증권사가 기업과 기업가에 더 가까이 접근하거나 기업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매수' 의견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온 한쪽으로 쏠린 투자의견 보고서는 신용평가사,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중국 기업들 주가가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주 21일 리서치회사 머디워터스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어 포커스 미디어 홀딩스에 대한 혹평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39%나 빠졌지만 여전히 포커스 미디어 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11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포커스 미디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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