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원유(原乳) 가격이 오르자 우유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각 유업체들이 흰우유 제품의 가격을 올렸으며 이후 바나나맛 우유, 요구르트, 커피 등 우유를 함유한 제품군으로 가격 인상이 확대되고 있다.
◆ '요구르트·커피·바나나맛 우유' 안 오르는 게 없네 = 한국야쿠르트는 이날 오전 발효유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소비자 가격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인상했다고 공지했으며 주요 대형마트에 대한 공급 가격도 인상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낙농가들의 원유 가격 인상과 각종 원료가격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심 끝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도 지난 10일부터 '불가리스' 6종과 '짜먹는 이오' 2종의 공급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으로 '불가리스' 150㎖ 제품 4개짜리 1묶음 상품이 3900원에서 4300원으로 10.3% 인상됐으며 '짜먹는 이오 복숭아' 40㎖ 제품 12개짜리가 3380원에서 3650원으로 8% 올랐다.
또 푸르밀, 다논 등도 주요 대형마트에 요구르트 제품 공급가격 인상 계획을 알리고 인상률과 시기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와 요플레, 네이처 드링킹 요구르트 등 유제품 20여종의 가격도 올랐다.
이와 함께 매일유업은 우유가 들어간 커피제품 '카페라떼'의 가격을 8%대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일부 소매가격은 지난주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조정됐고 대형 마트에서 팔리는 제품 가격도 조정될 예정이다. 단, 같은 커피 제품인 '바리스타' 제품은 아직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아직 가격 조정을 하지 않았지만 매일유업의 가격 인상에 따라 조만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우유 가격 인상 후폭풍 이제 끝났나? = 이처럼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인상 행렬이 줄을 잇고 가운데 우유 가격 인상 후폭풍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낙농가들이 유업체에 납품하는 원유 가격은 상당한 진통 끝에 지난 8월 16일 ℓ당 138원 인상됐다. 이에 서울우유는 지난달 24일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우유 납품가를 ℓ당 138원 올리겠다고 밝히고 1ℓ 흰 우유 소매가를 2350원으로 책정해달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농협 하나로마트가 제품값을 2350원에서 50원 모자란 2300원만 받기로 하자 경쟁업체들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도 권고안을 거부, 나머지 50원을 제조사와 유통사 간에 25원씩 부담하기로 하고 2300원에 팔기로 했다.
문제는 현재 정해진 2300원이란 가격이 일종의 할인행사로 책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래 책정된 2350원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제품값 인상을 전부 반영하지 못하고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유통업체들과 유업체들은 아직 올리지 못한 50원의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유 가격이 오른다면 다른 제품의 가격도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정부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또 한번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우유 대리점을 통해 공급받는 개별 커피전문점들의 우유 납품 가격도 지난주부터 1ℓ당 150~200원 가량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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