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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B, 물가 하락에 스위스프랑 ‘추가절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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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스위스프랑화 가치를 더 끌어내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스위스 국내 물가상승률이 2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스위스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지지 않도록 중앙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발표된 스위스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기호품·유류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5% 상승에 그쳤다. 유럽 각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인 것이다.

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융시장 안전자산 수요가 스위스프랑으로 몰리고 있다. 스위스프랑의 강세로 유로존 지역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가격이 떨어진 한편 수출이 줄면서 전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 CPI 둔화의 원인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SNB가 스위스프랑화 가치를 더 떨어뜨려야 할 필요성도 커진 것이다.


스위스프랑 강세는 지난해 3% 성장을 기록한 스위스 경제에 이미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체 노바티스같은 스위스의 대표적 기업들은 수출경쟁력 악화로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언스트앤영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스위스를 유럽지역 사업의 본거지로 선호했지만 스위스프랑 강세 때문에 이같은 매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스위스프랑화가 유로당 1.0075프랑까지 떨어지며 초강세를 보이자 유로화 대비 프랑화 최저환율 목표치를 유로당 1.20프랑으로 고정하는 초강수를 두어 이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스위스프랑은 유로당 1.21~1.24프랑선을 유지하고 있다. 7일 스위스프랑·유로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 떨어진 유로당 1.2367프랑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필립 힐데브란트 SNB총재는 “스위스프랑화가 여전히 과도하게 절상되어 있으며, 언제라도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시장에서는 SNB가 스위스프랑을 유로당 1.3프랑 이상으로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이 유로·스위스프랑의 적정 환율을 유로당 1.3~1.4프랑으로 평가한 것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 심화 때문에 SNB가 다시 강수를 두기보다는 당장은 ‘구두개입’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 브로커리지 FX프로의 마이클 더크스 책임투자전략가는 “최근 며칠간 스위스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SNB도 더욱 적극적으로 프랑화 절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그리스·이탈리아 사태 때문에 SNB의 입장도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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