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11월은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시즌이 다가왔다. 보졸레 누보는 1951년에 시작된 포도주 축제로 올해는 11월 17일 0시를 기해 시음하게 된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부르고뉴 주의 보졸레(Beaujolais) 지역에서 가메(Gamey)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소위 '햇와인'이라 고 해서 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 달리 빨리 마셔버리는 와인이다.
가메 품종은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가메 품종의 55%가 보졸레에서 자란다. 피노 누와(Pinot Noir) 품종에 비해 약 2주 정도 빨리 자라며 재배하기도 쉽다. 밝은 색의 레드 와인으로 익으며, 맛은 신선하고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적당한 산도을 가지고 있어 부드럽다.
'빨리 마셔버리는 와인'이라 함은 단기숙성 양조 공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단기숙성 때문에 과일의 신선한 맛과 향이 살아있고, 붉은 빛이 강하게 돌면서 씁쓸함 대신 약간의 떫은맛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와인에 접근하기 힘든 이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졸레 누보는 한 모금씩 마시기보다 들이켜 마시라고 권하며, 무엇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에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보졸레 누보는 보통 2~3주 만에 판매가 완료된다. 보관 기간이 짧은 만큼 프랑스 정부에서는 이 와인을 일반 항공기나 제트 비행기, 풍선기구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지로 배송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1990년대부터 보졸레 누보를 수송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얼마 전 화물 정기편과 여객기, 특별기를 이용해 2주간 보졸레 누보 1400여톤(화물기 15대 분량)을 수송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졸레 누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건 1999년부터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했고 한동안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예약 판매율이 50%가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 후, 2004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보졸레 누보 수입 업체들은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접목해가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1. 피에르 페로 보졸레 누보 Pierre Ferraud Beaujolais Nouveau
저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는 “피에르 페로는 가장 꾸준하게 품질이 좋은 보졸레 누보를 생산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조르쥬 뒤바프(Georges Duboeuf)에 가장 견줄 만한 라이벌이다. 조르쥬 뒤바프가 파워풀한 스타일이라면 피에르 페로는 좀 더 전통적인 섬세한 보졸레를 생산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2. 알베르 뷔쇼 보졸레 누보 Albert Bichot Beaujolais Nouveau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는 한국에 와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만화 ‘신의 물방울’의 작가가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를 마시고 영감을 받아 그린 드로잉을 라벨에 그려넣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7년 첫 론칭 후, 한 달 안에 매진되어 ‘신의 누보’라는 별칭을 얻으며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선전해오고 있는 제품.
올해는 온화한 기후 덕에 일찍 개화기를 거쳤고 여름 동안 적절한 강수량으로 포도 생산량이 증가했다. 이런 날씨에는 약간 낮은 산도에 부드럽고 둥근 타닌이 포도주 맛을 지배한다. 와인 애호가들이 호감을 보이는 이 풍미 때문에 2011년 보졸레 누보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알베르 뷔쇼의 보졸레 누보는 경쾌한 왈츠처럼 부드럽다.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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