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휴대폰의 호조만큼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반도체의 방어력이다.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낸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거둬들인 1조5900억원의 이익은 향후 반도체 경쟁 구도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글로별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값 급락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기업들에게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안겼다.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는 영업손실 2770억원으로 9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3위인 일본의 엘피다는 같은 기간 하이닉스의 세 배에 달하는 450억엔(약 654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4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570억원의 적자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회계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9월 반도체 시황이 추가로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지는 다르지 않다. 중위권인 대만의 난야와 이노테라 역시 각각 3625억원과 2572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는 기술 전환이 빠르고 지속적인 공정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하는 산업이다. 이는 꾸준한 투자가 가능한 재무적인 여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번 3분기 각 기업의 성적표는 향후 이들이 삼성전자를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엘피다는 이번 분기에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168억엔을 기록해 지난 7월 투자를 위해 조달한 700억엔 가운데 일부를 날렸다. 이런 과정은 미세공전 전환과 설비투자 차질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결국 추가적인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혜택은 고스란히 삼성전자로 돌아온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악화 일로인 범용 D램 주력 구도에서 벗어나 낸드플래시와 특수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재편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의 성과는 한발 앞선 미세공정 전환과 함께 고부가 제품인 모바일 분야와 시스템LSI의 선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
특히 3분기 순수 시스템LSI는 3조2000억원 선에 달할 정도로 역할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을 시스템LSI의 전환점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라 향후 반도체 분야의 안정성과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 포트폴리오가 특수반도체 40%, 범용 D램 15%, 낸드 플래시 45% 가량으로 구성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으로의 변화가 가속 될수록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효율을 더할 것"이라며 "세트와 부품의 결합구조 역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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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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