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용산에서 동네 커피숍을 운영했던 김모씨는 최근 유명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로 바꿨다. 동네 커피숍으로도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던 그가 비싼 로열티를 내가면서 바꿀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프랜차이즈의 협박 아닌 협박을 받았기 때문. 그는 "이름을 안 바꾸면, 바로 옆에 들어온다고 말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동네 커피숍이 사라지고 있다.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서울 시내 주요 상권과 역세권, 대로변 등에서 이제 외곽까지 치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
도저히 들어설 수 없을 정도의 자리까지 진출하고 있는 대형 커피전문점들 덕에 동네 커피숍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로열티를 줘가면서 해당 프랜차이즈로 간판을 바꾸는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까페베네 매장수는 700개(10월말 예정)로 전년 말 451개에 비해 무려 249개 늘었다. 지난 2009년 말 116개 대비 6배가 넘는 숫자다.
스타벅스도 21일 현재 380개의 매장이 진출, 전년 말 327개 대비 53개 늘었다. 역시 2009년 297개에 비해서는 83개가 증가했다.
엔제리너스도 올해 매장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496개로 전년 말 370개보다 126개나 늘었고 할리스도 전년 말 293개에서 360개로 증가했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위주에 대형 커피 브랜드들이 들어서곤 했는데 이제는 작은 동네까지 진출해 동네 커피전문점들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용산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조그만 개인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들도 1년을 못 버티고 다른 업종으로 변경했고 최근에도 일부 점포주인들이 매물로 내놓을지를 상담하고 갔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동네 커피점들에게 프랜차이즈로 전환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바로 근처에 대형 전문점을 내겠다고 엄포를 놓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커피시장의 경우 대형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입점하면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여러 종류의 커피전문점이 생겨나면서 매출 나눠 먹기식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커피전문점 창업비는 프랜차이즈인 경우 평균 5억원(132㎡ 기준) 수준으로 전해졌다. 개인 커피점의 경우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드립커피점일 경우 7500만~1억원, 직접 원두를 볶는 로스팅커피점일 경우 1억2000만~1억5000만원 선으로 조사됐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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