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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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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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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은 바야흐로 '전어'의 시간이다. 서울 시내 이곳 저곳 횟집은 수족관을 '팔팔'한 전어들로 교체하고 취객들을 유혹한다. 사실, 전어로 먹을 수 있는 요리는 회와 구이 정도다. 가격이 여타 생선들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은 전어의 큰 장점이지만, 전어는 지방 성분이 지나치게 많아 과하게 먹으면 느끼함이 스멀스멀 입 안에 자리한다. 저 멀리서 고등어와 갈치ㆍ낙지 등 '3대 가을 어족(魚族)'들이 코웃음 치는 것 같다. 특히 '타우린의 왕'으로 불리는 낙지는 봄ㆍ여름에는 맛이 심심하고 푸석한 반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는 10월에 비로소 참 맛을 내기 시작한다. 그렇다. 10월은 '전어'가 아닌, 바야흐로 '낙지'의 시간이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한국에서 낙지가 주로 서식하는 곳은 전라남도다. 목포ㆍ무안ㆍ영암ㆍ고흥 등 전라남도의 주요 지역들은 모두 자신들이 낙지의 최고 산지임을 자처한다. 낙지로 하는 요리도 당연히 남도에서 발달됐다. 바다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세발낙지'와 낙지의 쫄깃한 식감과 시원한 국물의 조화가 좋은 '연포탕', 새콤한 맛이 식욕을 돋우는 '낙지초무침'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낙지 요리 대부분은 모두 전라도 산(産)이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고층 건물들과 관공서들로 그득한 광화문 사거리 한 켠, 시간을 거스른 듯 여전히 70년대의 정취를 풍기는 오래된 주택들 사이에 '신안촌'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음식점도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젊은 사람들 입에 맞춘 '퓨전' 음식으로 치장해야 생존할 수 있는 지금, '신안촌'은 '전통' 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외관을 갖고 있다. 입구부터 그렇다. 오래된 한옥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내부는 신발을 벗고 방석 위에서 '양반' 다리로 앉아서 먹는 스타일이다. 메뉴 구성도 마찬가지다. '신안촌'은 낙지와 먹갈치, 홍어, 매생이, 꼬막 등 '거물급' 남도 식재료들을 철저히 남도 식으로 내는 서울에서 흔치 않은 남도 음식 전문점이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낙지연포탕이나 홍어삼합ㆍ매생이탕 등 '신안촌'의 메뉴 전반은 흔히 보고 듣고 먹어온 것들이다. 그러나 낯선 이름들도 툭툭 튀어 나온다. '낙지꾸리'가 대표적이다. 낙지를 꼬챙이에 꿰어 불에 구운 요리 '낙지꾸리'는 '낙지호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신안촌'에서는 전남에서 올라온 중간 크기 이상의 산낙지만을 사용한다. 또한 이젠 익숙한 음식이 되어 버린 홍어삼합 외에도 홍어 특유의 삭힌 맛이 강한 홍어전유어와 홍어된장국도 낯선 남도 요리들이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기자는 '신안촌'에서 낙지꾸리와 낙지연포탕 그리고 남도 음식의 '3종 머스트' 홍어삼합ㆍ홍어된장국ㆍ홍어전유어를 시식했다. 여기에 엊그제 신안에서 공수해 왔다는 질 좋은 먹갈치 구이도 한 접시 추가했다. 일단 다채로운 밑반찬 군단들이 '서울 촌놈' 눈을 호강시켰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콩나물ㆍ방풍나물ㆍ오이지 등 직접 담근 장으로 무친 나물들에 6개월 된 파김치와 시원한 배추김치 등 반찬만으로 밥 한 공기는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낙지꾸리'부터 맛봤다. 산낙지에 참기름 소스를 살짝 발라 구워낸 '바비큐' 형식의 '낙지꾸리'는 은은한 향과 간이 인상적인 일품 바다 요리였다. 산낙지 본연의 짠 기운이 고스란히 입 안에 퍼져 별도의 소스가 필요 없었으며, 살이 오른 낙지는 다른 때에 비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한층 더 했다. 또한 급랭 낙지에 몇 가지 채소와 청양 고추로 맛을 낸 '연포탕'은 술국으로는 '딱'이었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제주 은갈치와는 비교하지 말라"며 '신안촌'의 이금심(66) 사장이 극찬한 먹갈치 구이는 명불허전이었다. 딱딱한 살의 은갈치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하얀 살이 담백했으며, 연한 간의 간장 양념을 끼얹어 구워내 밥 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위 요리들이 '초보자'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라면 홍어 요리는 '중급'이 도전하면 좋다. 다만 '신안촌'의 홍어삼합과 홍어전유어는 홍어의 삭힘과 '꾸리'한 냄새는 덜해, 홍어에 대해 호감이 있는 초보자라면 한 번 도전해 볼 수도 있겠다.('신안촌'은 계절마다 삭힘 정도를 조절한다) 또한 구수한 된장과 톡 쏘는 홍어 맛이 조화를 이루는 홍어된장국은 '홍어 초보'인 기자의 예민한 혀와 코가 감당하기에는 다분히 '고난도'로, 그 맛과 향은 한국인 특유의 승부욕을 자극할 정도로 강렬했다. 다름 아닌, 홍어 마니아 더 나아가 남도음식 마니아가 되는 출발점일 게다.


우리집은 // '신안촌' 이금심 사장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가을낙지, 전어를 비웃다 - 남도음식전문점 '신안촌'

"전라남도 음식의 최대 장점은 땅과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가까운 산지에서 바로 공급받은 신선한 '놈'들로 요리를 하니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언제나 좋은 재료가 좋은 요리의 열쇠입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알려진 '신안촌'의 이금심(66) 사장은 항상 재료 제일주의를 고집한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출신인 이 사장은 전라도 사람답게 동물적인 손맛을 타고 난 경우다. 그는 요리하는 것보다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다. 물량도 적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른다. 매년 쓸 매생이를 구입하는 비용만 8000만 원이 넘으며, 한달 채소 값도 10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엊그제 신안 앞바다에서 '물 좋은' 먹갈치가 올라왔다며 이 사장은 함박 웃는다. 비용은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 갈치 값과는 비교가 안 된다.


'신안촌'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식재료는 국산이지만, '초고가'인 흑산도 홍어는 물량이 너무 없어 어쩔 수 없이 칠레 산을 쓴다. 연포탕에 사용되는 중국산 낙지도 철저히 살아있는 상태의 것만을 대량으로 구입, 급랭을 거쳐 냉동 컨테이너에 보관한다. 물론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원산지 정보를 세세하게 공개한다. 손맛과 좋은 재료 거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신안촌'은 좋은 식당의 3박자를 고루 갖췄다. 모두 이 사장의 한결 같은 고집에서 비롯된 결과다.


식재료, 알고 먹읍시다 // 낙지와 먹갈치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두세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낙지는 예로부터 대표적인 보양 식재료로 꼽힌다.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 생성에 좋으며, 필수아미노산은 많지만 지방은 적으므로 다이어트 식으로도 적합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위장 기능 강화 및 성인병 예방, 피부 노화 방지에도 좋다. 낙지는 남성 스태미나에도 특효가 있다고 해서 특히 남자들이 선호하는 정력제이기도 하다.


갈치는 고등어ㆍ전어와 더불어 가을이 제철인 생선이다. 살이 희고 부드러우며 리진ㆍ페닐알라닌ㆍ메티오닌 등 필수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많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먹갈치는 바다 깊은 곳에서 그물로 잡지만, 은갈치는 일일이 낚시로 건져 올린다. 주로 전라남도 근해에서 잡히는 먹갈치는 담백한 맛이 강하지만 너무 부드러워 으깨지기 쉽다. 반면 제주도 은갈치는 살이 단단해 냉동보관에 적합하며, 조리했을 때 약간 '퍽퍽'한 느낌도 있다. 기호와 취향이 많이 작용하는 영역이라 먹갈치와 은갈치 중 '상품(上品)'을 골라내기는 힘들지만, 어획량이 적은 먹갈치의 몸값은 은갈치에 비해 훨씬 높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이재문 기자 mo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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