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공능력 건축평가액 부문서 유리..경영권 손떼고 알짜물량 수주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1조4000억원 규모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돌아갔다. 시공능력 평가액 부문에서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에 불과 0.52점차 앞섰다. 하지만 애초에 이번 시공사 공모가 삼성건설에 유리했던 조건으로 예측된 결과였다는 것이 건설업계 반응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업체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은 랜드마크빌딩 시공건설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23일 마감된 이번 랜드마크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삼성건설 두 업체가 제안서를 냈다.
두 회사는 20점이 반영되는 시공능력 평가액부문에서 불과 0.52점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삼성물산은 8조4207억5500만원으로 20점, 현대건설은 8조2012억9400만원으로 19.48점을 받았다. 불과 0.52점 차이다. 업계에서 예측했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과였다.
용산개발사업 시행업체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삼성물산은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162층), 타이페이 101타워(101층), 콸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타워(92층) 등 세계 1.2.5위 건물을 시공해서 초고층 시공 기술력을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시공사 선정심사 기준으로 총 100점 가운데 신용등급(30점), 시공능력(20점), 시공실적(20점), 공사이익(10점), 전환사채(CB) 인수 참여(10점), 공사이익비율(10점)의 항목을 제시했다. 이중 신용등급, 시공능력, 시공실적은 점수가 이미 정해져 있다. 반면 자본증자에 참여한다는 CB인수는 최대 1500억원 이상, 공사기간은 48개월, 공사이익은 6%를 써내면 각각 10점씩 만점을 받는 조건였다.
삼성물산과 용산역세권개발(주)은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오는 28일 본계약을 체결하며 이후 30일 랜드마크 타워 계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 공모결과에 건설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이번 랜드마크 시공사 공모는 애초에 시공능력 평가액 가운데 초고층 건축부문 평가액이 앞선 삼성건설에 유리하다는 건설사들의 볼멘소리가 많았던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은 입찰 포기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역시 제안서 마감일 종료 직전에 접수를 마쳤다. 기존 건설출자자들도 건설사 한 곳에 시공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의 공모조건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로써 삼성건설의 경우 용산역세권 개발에서 최대 수혜자로 거듭나게 됐다. 앞서 삼성건설은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보유한 건설 주관사였다가 지난해 지분을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30개 투자사 중 하나로서 6.4%지분만 유지한 채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 이후 올 7월 정상화 방안 발표로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지급보증 조건이 전면철회되면서 용산역세권 개발에 다시 눈독을 들여왔다.
용산 랜드마크 빌딩은 지상 100층 규모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상징하는 주요 초고층 건축물이다. 여의도 63빌딩의 2배에 달하는 30만5834㎡ 규모다. 1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외 수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가격은 3.3㎡당 4500만원 수준으로 총 4조1632억원 규모며 완공되면 코레일이 선매입 하기로 약정돼 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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