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펀더멘털 양호...외국인 이탈 시나리오 전개되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외환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경험칙이 작용하고 있는 것. 다만, 아직까지는 '경계국면'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위기 가능성을 예단해 섣불리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높아진 '환율' 경계감= 정용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화 약세는 국내 펀더멘탈 요인이라기 보다 유럽 등 외생적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면서 "지난 주말 아무 성과 없이 끝난 유럽재무장관 회담에서 보여주듯 경제정책의 조정력이 약화돼 있어 당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당분간 환율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하며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과거 환율과 증시의 변동성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투자심리의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경계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증권의 경우 "S&P의 이탈리아 등급하향 조정으로 추가적인 원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면서 "외국인, 특히 헤지펀드들은 주가하락 뿐 아니라 이제 환율상승을 통해서도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이라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격적으로 팔 시점은 아니다"= 그러나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이탈 시나리오는 전개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공조가 기대되고 있고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며 ▲외국인이 이탈하고 있다는 징후도 미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곽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에 대해서도 "새삼스럽게 국내 금융시장의 위험이 높아졌다기 보다는 지난달 증시 급락 때 강세를 보였던 원화가 기술적으로 일부를 되돌린 정도"라고 분석하면서 "유럽 금융시장이 진정되면 다시 하락반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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