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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단일화 안됐어도 2억 건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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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두 사람이 얼마나 친했을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어도 둘 사이에 돈이 오갔을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 이야기다. 곽 교육감이 주장하는 선의(善意)의 진의(眞意), 즉 이들이 주고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를 가리려면 두 사람의 친소 여부와 정도를 따지는 게 곧 시작될 재판의 중요 쟁점일 것이란 전망이 법원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곽 교육감 입장에서는 '그럴 만한 사이였다'는 점을, 검찰 입장에서는 '조건 없이 그러긴 힘들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7일 검찰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지난 5일과 6일 잇따라 진행된 검찰 소환조사에서 박 교수에게 건넸다는 2억원의 대가성을 부인했다. '박 교수가 선거 과정에서 경제사정이 나빠져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다는 얘기를 듣고 선의로 지원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곽 교육감이 2억원을 건넨 시점은 올해 2~4월이고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지난해 5월 성사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했다는 '단일화 이면합의' 진술과 녹취록, 관련 문건, 돈이 오간 시점 등을 토대로 "2억원은 '후사'의 성격이 짙다"는 주장을 법정에서 펼칠 공산이 크다. 곽 교육감은 '이면합의 존재를 몰랐다'는 주장으로 방어에 나설텐데, 법원이 일방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논리를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서울중앙지법의 한 관계자가 내놨다.

이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선의로 준 것인지 대가로 준 것인지는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만약 곽 교육감이 단일화에 실패했거나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어도 박 교수가 안쓰러워서 2억원을 건넸겠느냐는 문제인식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곽 교육감은 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돈을 줄 만큼 박 교수와 친밀한 사이였다는 점을 재판부에 납득시켜야 하고, 검찰은 선거라는 매개 없이 돈이 오가긴 어려웠다는 주장으로 재판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돈을 주고받은 행위가 자연스러운 것이었는지를 따지면 혐의의 상당 부분이 명료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과 개인이 금전을 수수한 사건에서 둘 사이의 친소 정도가 판결에 영향을 준 사례는 이미 나와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뇌물수수 사건이다. 법원은 지난해 4월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주장대로 두 사람이 친밀했다면 왜 그렇게 어려운 방법으로 돈을 건넸겠는가'라는 재판부의 의심이 무죄 선고의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당시 검찰은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 및 지인들과 총리 공관에서 오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돈 뭉치를 식탁 의자에 올려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일단 '친한 사이라면 상식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가정하고, 여기에 논리를 세워 검찰의 주장을 일부 물리친 셈이다. 법원 관계자는 "주장이 엇갈리고 사건이 복잡할수록 법원은 상식적인 차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14시간 동안의 2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7일 오전 4시25분께 곽 교육감을 귀가시킨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중으로 법원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이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오는 9일께 영장실질심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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