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요구안 받아들여지면 장기적으로 호재..당장은 관망세 유지할 것"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5차 보금자리지구 지정 후 집값 약세가 지속됐던 서울 강동구가 보금자리주택 공급 축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 일대 재건축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동구 재건축 시장은 지난 5월 5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 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속도와 부동산시장 침체기로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찰나에 보금자리주택이란 악재까지 겹친 탓이었다.
강동구는 7일 5차 보금자리주택 건설 후보지 3개 지구를 1개 지구로 통합할 것을 국토해양부와 서울시에 요구했다. 고덕, 강일 3·4지구로 지정된 보금자리지구를 고덕·강일지구 1개 지구로 합치자는 것이다. 또 고덕지구는 상업·업무중심으로, 강일 3,4지구는 주거중심으로 개발하되 건립규모는 일정 부분 축소하는 안도 내놓았다.
강동구가 고덕지구에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 일대에 재건축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도 집값 하락 및 슬럼화 등을 우려해서다. 강동구는 주택 대신 업무와 상업, 공공청사·체육시설 등 도시지원시설과 업무·상업지구로 개발해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일대 재건축 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치상 고덕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와 보금자리주택을 분리하면서 이 일대 주변 편의시설 및 인프라도 확충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고덕지구를 상업·업무단지로 조성하면 약 9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연간 3만8000여명의 고용 효과가 창출될 것"이며 "강동 지역의 경제 활성화, 특히 고덕 재건축 아파트에도 큰 호재가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개발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나 국토부가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의 시장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강동구의 요구가 수용돼 보금자리주택 축소 결정이 나더라도 '보금자리지구 지정'이라는 악재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보금자리지구 지정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이 고덕주공이다. 재건축 아파트보다 가격도 저렴한 새 아파트가 인근에 들어서면 가격이 하향조정될 수밖에 없다"라며 "이 같은 요구사항이 있다고 해도 정부에서 결론을 어떻게 내릴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발표된 이후인 6월과 7월 각각 2.18%(전월대비), 1.24% 하락했다. 지난 달에는 저가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0.45% 올랐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