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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퓨전도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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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퓨전도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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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라는 말이 붙기만 하면 왠지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것이라 치부하던 사회분위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문화와 첨단과학의 접목이라든지, 과거와 현재의 조우 또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통과 익숙해지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통에 대해서 대중과 소통을 꾀하고, 또한 그런 일련의 변화를 통해 온고지신의 참뜻을 익혀가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전통주를 업으로 하는 필자에게 전통을 지키고 잊혀진 우리 문화를 되살리려는 움직임과 변화가 반갑다. 전통문화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가치를 지니는 개념으로서 선대의 문화를 후대가 이어감으로 인해 문화적 연속성을 형성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문화 말살정책과 해방 이후 전쟁과 경제개발이라는 이유 등으로 전통의 단절이 심각한 상태다. 그래서 중간에 인위적으로 단절된 문화의 복원은 중요한 것이고 필자가 우리 술의 복원에 열의를 쏟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통에 대해서 혹자는 예전 것을 그대로 지키는 것만이 전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래에 지켜오던 순수주의적 태도만이 전통을 지키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생각이다. 전통에 대해서는 다양한 변화를 인정하는 진화론적 관점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증류식 소주는 이 땅에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려 충렬왕 때 몽골군의 침입과 함께 페르시아의 증류주가 전해지면서이다. 안동소주, 개성소주라 불리는 증류식 소주가 유명한 지역은 몽고의 병참기지가 있었던 곳으로 몽골군이 주둔하면서 이곳에서 청주를 빚던 우리 고유의 술 빚는 방식에 증류주를 만드는 것이 정착되면서 그 지방의 명주가 된 것이다.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의 역사 역시 퓨전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겨울이면 쉽게 야채를 먹기 어려워 침채(沈菜)라 하여 '채소를 소금물에 담가 먹던' 데서 김치는 시작되었다.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무를 주원료로 한 동치미, 짠지, 장아찌가 주를 이루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배추에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간 매운 김치는 조선시대 중반 이후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보급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많은 전통문화들은 5000년 역사에서 보면 문화적 연속성에서는 그리 길지 않았다. 대부분이 우리문화와 외부문화가 용해되고 융합되면서 우리만의 문화로 살아남아 전해지는 것이다.


막걸리의 경우에도 많은 퓨전화를 거치고 있다. 과거 우리조상들이 즐겼던 막걸리는 고두밥과 누룩을 빚어 발효가 되면 탁주가 되고 이를 다시 청주로 거르고 그 남은 것을 물에 걸러서 먹던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막걸리는 오직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술을 빚고 막걸리에 알맞은 누룩을 개량하고 영양성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쌀발효법으로 발효를 하고, 과학적인 분석으로 발효를 제어하여 철저한 콜드 체인 시스템으로 생막걸리의 맛과 영양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하려고 한다. 막걸리 한 잔에도 우리선조들의 지혜와 전통이 현대기술과 접목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퓨전화된 방식의 막걸리는 이제 지구촌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우리 술 문화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퓨전현상을 통해 조상들의 사상과 문화의 가치가 고스란히 담긴 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로 인식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전통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은 흐르다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하는 것이다. 일부러 정통성만 고집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 사항이나 사회적인 변화 등도 겸허히 받아들여서 현재의 우리 전통이 퓨전되는 과정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 후세에게 훌륭한 전통을 물려주는 방법인 것이다.


배중호 국순당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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