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조슬기나 기자]최근 울산, 포항, 광양 등 제조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있는 공업단지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관리 소홀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전남 광양시 태인동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2고로에서 19일 오전 10시 10분 께 가스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포항제철소 포스코켐텍 공장에서 폭발로 인한 인명 사고가 일어난 지 약 보름만이다.
사고 장소는 자동 무인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작업공간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됐다. 사고 직후 광양제철소 직원들은 추가 폭발이나 유독가스 중독 등을 우려해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직원 2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최근 정준양 회장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당부한 직후,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에서 한 달 새 폭발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다는 점 또한 얼굴을 붉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울산시 남구 부곡동 현대 EP 폴리스타일렌 공장에서 대형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6명이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한 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4월 26일에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SK에너지 인천CLX(컴플렉스) 등경유탈황공정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가스 누출이나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원인으로 파악했다. 지난 2007년에는 경유 탈황시설 하부에 있는 튜브가 파손되면서 경유가 누출돼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울산 석유화학 공단에서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6월 28일에는 설탕제조업체 삼양사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5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폭발은 설탕원료를 저장하는 너비 8m, 높이 40m 크기의 사일로(탱크)에서 일어났다.
2월8일에는 울산 남구 부곡동 석유화학공단 내 대한유화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들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대한유화의 울산공장은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300명 내외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소방본부는 2000년 이후 석유화학업체 22곳에서 폭발사고가 나 5명이 숨지고 6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 해 평균 2건씩 공장 폭발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안전사고는 안전불감증뿐 아니라, 최근 산업계의 화두인 원가절감의 부작용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경우 최근 원가절감을 위해 저렴한 미분탄, 분광 사용량을 늘리며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지적이다. 관계자는 “광양제철소의 7월 원가절감비용은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무리한 원가절감도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설마’식의 안전불감증은 늘 문제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공단의 사고는 시설 노후화보다는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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