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이틀째 상승 마감했다. 직전일 4.83%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도 없었지만 코스피는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 뚜렷한 매수세를 나타낸 주체도 없었고 거래 대금은 6조원 수준에 머무는 등 관망세가 형성됐음에도 장 중 1900선을 회복하는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이후의 글로벌 증시 급락세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전 세계에 물결쳤던 급등락세가 진정되며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패닉 국면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큰 충격이 재연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폭락장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어떤 대응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 역시 해외증시의 안정감 회복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 일단락에 힘입어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정책상의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탄력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16일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은 무산됐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독일과 프랑스가 그나마 유로존
위기를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되나, 최근 두 지역의 경기여건을 보면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것처럼 쉽게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금리와 CDS 등의 상승세는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는 1.7%로 크게 낮아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향후 재정지출의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의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꾸준히 경신하고 있고 인수합병(M&A)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하락 속도를 제한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유럽과 미국 모두 뚜렷한 정책상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가 강한 상승 모멘텀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 회복 수준을 넘어서는 탄력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금은 한쪽으로의 강한 베팅보다는 뚜렷한 방향성이 보일 때까지 '중용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도 경기민감주인 자동차·화학·정유·IT 등에 편중하기 보다는 음식료와 섬유의복을 포함한 내수주 등에도 고른 관심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크기별로도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유입이 기대되는 대형주와 개인투자자금 유입으로 활발해진 중·소형주 모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와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반(反) 경기부양 기조 발언이 엇갈리며 혼조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04%(4.28포인트), 0.09%(1.12포인트) 오른 1만1410.21, 1193.8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47%(11.97포인트) 내린 2511.48에 장을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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