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유모차 등 인기몰이…백화점, 상반기 성인명품 매출 신장률보다 더 높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수입 유모차를 중심으로 한 올 상반기 키즈명품 시장이 성인명품 매출보다 더 높은 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 사이에 자녀 1명을 둔 '외둥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의 관심과 투자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VIB(Very Important Baby)가 유통업체의 새로운 VIP로 각광받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에서 유아·아동 관련 전체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가량 신장했다. 고가 수입 유모차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중심의 프리미엄 유아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26% 늘어나 최근 5년간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명품의 연평균 신장률(22.4%)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버버리 칠드런, 구찌 키즈 등 직수입 해외아동복은 14%가량 신장해 여성복 신장률(10%대 미만)을 월등하게 넘어섰다. 닥스 키즈는 최대 27%가량 신장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수입 유모차에 대한 관세율이 인하되면서 관련 수요가 폭증했다. 수입 유모차 스토케, 퀴니 등이 7~10%가량 가격을 인하해 제품을 구매하려면 대기자명단에 등록하고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롯데백화점의 한 고객은 “90만원대 퀴니 유모차가 올 3월 가격을 20만원가량 내리면서 이 제품을 사기 위해 두 달을 기다렸다”면서 “당시에 20개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전시품을 제외하고는 다 팔리고 없었다”고 설명했다.
육아용품, 어린이용 장난감 등도 수십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급 시장을 확고하게 형성했다.
유한킴벌리의 프리미엄 육아용품 브랜드 더블하트는 올 상반기 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7% 신장했다. GS샵에서는 올 상반기 1세트에 30만원이 넘는 어린이용 자석블록 짐보리 맥포머스가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며 매출 160억원을 올렸다.
이렇게 핵심 소비층으로 등극한 VIB를 유치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의 마케팅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은 VIB를 위한 세심한 마케팅을 벌여 눈에 띄는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매출이 낮은 40여개 점포의 음반·서적 매장을 유아·아동 교육전문매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미 리뉴얼이 이뤄진 성수·가양·월계점의 경우 전환 이후 평균 매출이 68.4%가량 증가해 눈에 띄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디큐브시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뽀로로 파크'를 개장할 예정이다. 한식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뽀로로 파크'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올 들어 지난해보다 가족 단위 고객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200억원 규모로 형성된 유아 스킨케어(화장품) 시장도 친환경, 한방 원료 등 제품이 고급화되면서 급성장 추세에 있다. 유아·아동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유아전용 한방 화장품 '궁중비책'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호텔업계까지 VIB 잡기에 나섰다. 리츠칼튼 서울은 아기 용품 증정은 물론 아기욕조와 아기침대를 객실에 세팅해놓고 VIB 대접에 나섰다. 유모차 무료 대여도 해 준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역시 기저귀, 손수건, 물티슈, 젖꼭지 등 다양한 유아용품을 증정하고, 뷔페 한편에 수유실까지 마련해 두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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