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은행 250억, 신한은행 500억원 이상 수혈할 듯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벽산건설 채권단이 1000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 방안을 29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벽산건설은 계열사 지원금을 더해 총 115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게 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국민·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벽산건설에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하고 서면 동의서를 받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까지 동의서 접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채권단은 지난 15일까지 동의서 접수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으나 채권단 내 이견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번 자금 지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과 일반 채권 부문으로 나눠 집행되는데 PF 채권은행의 지원 규모가 더 많아 마찰을 빚었던 것이다.
고양 식사지구 등 PF 채권은행인 신한·국민은행은 PF 부문에서 각각 496억, 107억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반 채권 부문에서도 21억원씩을 내야 한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일반 채권 부문에서 250억원만을 지원하는 데 비해 신한은행의 지원액이 배 이상 많다. 이는 벽산건설의 자금난이 식사지구 등 PF 사업장의 공사미수금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벽산건설은 수개월째 식사지구 PF 사업장 등의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채권 보전 방안을 마련 중이다. 벽산건설의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잡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식사지구 등 PF 사업장의 입주율이 저조해 담보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29일 최종 결정이 날 것 같다"며 "채권 보전 문제보다는 시행사와 시공사 간에 엇갈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식사지구 시공사인 벽산건설과 시행사인 DS삼호·청원건설·대양산업개발 등 간에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PF 채권은행으로 지원하는 자금은 시행사에 투입되고 시행사에서 이 자금을 시공사인 벽산건설에 지급하게 된다. 반면 일반 채권은행으로 지원하는 자금은 벽산건설로 바로 들어간다. PF 채권에 대한 자금 지원액이 일반 채권 부문보다 많기 때문에 양측 간 이해관계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규 자금 지원은 합의가 된 상황"이라며 "29일 중 동의서 접수가 완료돼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면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이 지급돼 당장 숨통은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식사지구 등 PF 사업장의 낮은 입주율을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향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얼마나 원활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벽산건설은 시공능력 23위의 중견 건설업체로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 결과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돼 지난해 7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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