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갈릴레오 갈릴레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 당대 최고의 천재로 불린 이들의 노트엔 어떤 것들이 적혀 있을까. 온갖 어려운 수식들과 꼬부랑 글자들이 가득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갈릴레이와 아인슈타인의 노트엔 다이어그램과 그림이, 에디슨의 노트엔 실패한 연구들에 대한 메모들이 빼곡하다.
아인슈타인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정보들을 나뭇가지 모양의 다이어그램으로 기록해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잡아냈고, 에디슨은 실패한 특허나 다른 분야의 연구들을 적어둔 노트에서 발명품 아이디어를 얻어냈다. 천재들처럼 생각 하는 법. 문제는 'IQ'나 '머리'가 아닌 '방식'인 것이다.
MS, GE, 월마트, 코닥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비즈니스 창의성 분야의 권위자, 마이클 미칼코는 이들의 노트에서 '천재들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갈릴레이나 아인슈타인처럼 말 대신 그림으로 기록하고, 3500쪽이 넘는 노트를 남겼던 에디슨처럼 정보를 많이 적어두라는 게 미칼코의 설명이다. 그는 아인슈타인 혹은 에디슨처럼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그려라', '풍부하게 생각하라',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라', '서로 연관 없는 것을 연결 지어라' 등과 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림으로 그려라=아인슈타인은 메모를 할 때 나뭇가지 모양의 다이어그램을 즐겨 썼다. 불규칙적으로 뻗어나가는 나뭇가지들 위에 여러 단어들을 적은 뒤 이 단어들이 어떻게 한 데로 모이는지를 고민했다. 나뭇가지 그림으로 아이디어를 얻었던 아인슈타인과 같이 갈릴레이, 다 빈치도 대부분의 기록을 그림으로 남겨뒀다. 말로 표현하면 좁아져버리고 마는 생각의 폭이 그림으로 표현할 땐 더 넓어지는 것이다.
◆풍부하게 생각하라=에디슨이 죽은 뒤 발견된 그의 노트는 3500쪽에 달했다. 거기엔 실패한 특허나 다른 발명가들이 쓴 논문, 다른 분야에서 새롭게 나온 아이디어들이 가득했다. 에디슨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나 발명을 할 때면 이 노트를 열심히 들여다봤다. 1900년에 철광석 회사에 투자를 했다가 실패해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그를 살려준 것도 이 노트였다. 에디슨은 노트에 담긴 내용들에서 포틀랜드 시멘트 제조업체의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라=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²를 떠올려 보라. 이 방정식에 들어 있는 에너지와 질량, 빛의 속도의 개념을 처음으로 만든 건 아인슈타인이 아니다. 그는 이 개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남들과 다른 것을 만들어낸 것뿐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런 사고방식을 '조합놀이'라고 불렀다. 쿠텐베르크는 와인을 짜내는 원리와 동전을 찍어내는 원리를 조합해 금속활자를 만들었고, 다 빈치는 눈, 코, 입, 머리, 턱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특징들을 각각 몇 개씩 적어두고 이들을 다양하게 조합해 독창적인 캐리커처를 그려냈다.
천재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이들처럼 생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미칼코의 '100억짜리 생각'을 권한다. 다 빈치와 아인슈타인, 에디슨부터 현대무용의 천재로 널리 알려진 발레리나 마사 그레이엄의 생각법까지를 모두 한 데 모았다.
100억짜리 생각/ 마이클 미칼코 지음/ 박종안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
성정은 기자 je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