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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어느 지점장(비노조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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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목인 기자] "제가 지점장으로 비노조원이지만 노조 파업에 동감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가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은행원 사이에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독 심한 SC제일은행의 '수익', '성장', '결과' 중심 경영방침이 직원들의 반발을 키웠고 결국 이번에 터진 겁니다."(서울시내 모 지점장)


7년 만에 벌어진 시중은행 총파업으로 SC제일은행의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메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간부급(비노조원) 은행원들의 심사가 복잡하다.

파업 이틀날인 28일 서울시내 한 지점에서 만난 지점장은 "절반 이상의 직원이 노조원으로 지점에서 빠져나갔다"면서 "본점에서 파견나온 임시직 보충인력으로 고객을 맞고 있지만 최선의 서비스가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파업이 며칠 더 지속되면 은행영업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는 '연봉도 높은 은행원들이 왜 파업을 하느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최근 경영진이 강요하고 있는 성과향상 프로그램의 전직원 확대는 단순히 실적에 근거한 연봉 책정 문제가 아니라 고용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성과연봉제는 직원들의 성과를 연봉에 반영하고 한편 후선 부서에 배치하는 식으로 결국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도록 강요하는 제도라는 게 SC제일은행 노조의 주장이다.


그는 "경영진은 '다같이 윈윈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아무도 믿지 않고 있다"면서 "직원들은 성과연봉제가 결국 외국계 경영진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의 직원들을 희생하는 제도라고 믿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사용자측 협상단이 교섭내용을 노조와 협의없이 언론과 전직원에게 이메일로 배포한 저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며 "파업에 동참하는 직원들을 와해시키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오히려 파업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시장 점유율이 적은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고객이 더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정상근무를 하고 있는 일선 지점의 또 다른 간부는 소통과 신뢰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SC제일은행은 지점장과 부지점장급 간부와 계약직, 본점 간부, 교육 중인 신입행원 등을 동원해 일선 지점을 가동하고 있으나 지점 인력 70% 이상이 노조원으로 빠져나가있는 상태다.


한편 SC제일은행 노조원 2800여명은 총파업 첫날인 27일 저녁 강원도 속초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파업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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