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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前국장 30억 '뒷돈'…조사국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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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유혹 많아…역대 국세청장 16명 중 6명 비리구속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낸 이희완씨(63ㆍ구속)가 퇴직 후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서 확인되면서, 이 돈의 성격을 놓고 국세청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검찰의 판단대로 국세청 고위층이 받은 돈이 사후뇌물의 성격이라면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국세청과 재계간의 검은 커넥션이 밝혀질 지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에서는 이 돈을 '사후(事後) 뇌물'로 보는 반면, 이씨측은 자문료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진실은 가려지겠지만, 이씨가 3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개인 통장으로 받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자문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 퇴직 후 30억, 자문료 vs 사후뇌물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을 지낸 S세무법인 대표 이희완씨가 퇴직 후 5년 간 SK그룹 계열사에서 매월 5000여만원씩 30억원 이상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씨는 김영편입학원의 세무조사와 관련해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정수기 제조업체인 청호나이스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받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SK와 청호나이스에서 받은 돈은 모두 정당한 자문료이지 뇌물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에게 거액을 준 기업들은 그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과장과 조사2국장 시절인 2005~2006년 세무조사를 받았고, 그의 퇴직 직후 돈을 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후 사정으로 볼 때 이 씨가 '자문료'로 받았다는 돈은 '후불제 뇌물' 의혹이 짙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이 전국장이 개인계좌로 거액을 송금받았다는 점, 이 전국장이 대표로 있는 S 세무법인이 SK그룹과 같은 대기업에 컨설팅을 해줄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이 사후뇌물에 대한 심증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증거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퇴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직에 있을 때 기업을 봐주고 그 댓가로 퇴직후에 고문료나 자문료 형식으로 돈을 받는다"며 "국세청 내부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 국세청 조사국은 어떤 곳 = 국세청은 국가운영의 근간인 세금을 걷는 기관이다.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그 권력이 막강할 수밖에 없다. 탈세를 한 기업엔 국세청은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검찰, 경찰, 국정원 등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런 국세청에서 핵심부서로 꼽히는 것은 단연 조사국이다. 탈세한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직 안에서 영향력도 가장 크다. 따라서 엘리트 직원들이 조사국에 배치되고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인 조사국장은 최고 엘리트 세무관료가 발탁된다.


본청 조사국은 대검 중수부에 비교된다. 그래서 조사국장을 '국세청의 중수부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말년이 불운한 전군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물론 이현동 현 국세청장도 조사국장 출신이다.


국세청장은 징세와 세무조사 권한을 통해 기업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유혹(?)이 많다. 역대 국세청장 16명 중 30%가 넘는 6명이 비리로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이 현재 수사중인 국세청 전ㆍ현직 간부의 뇌물사건만 4건이며, 중ㆍ하위직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일일이 세기가 힘들 정도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장 자리는 정부조직상 차관급이지만, 기능이나 영향력을 보면 장관을 훨씬 뛰어 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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