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디아 프리즘]인도 사로잡은 도미노피자 이야기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인디아 프리즘]인도 사로잡은 도미노피자 이야기
AD

글로벌 피자 시장의 최강자는 피자헛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전 세계 매장 수에서 피자헛의 4분 1에 불과한 도미노피자가 펄펄 날고 있다.


두 회사는 1996년 같은 해에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도미노피자가 피자헛을 누르고 한참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도미노피자는 인도 전역에서 36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반면 피자헛 매장은 120개에 불과했다. 도미노피자는 시장점유율도 65%로 피자헛(19%)에 비해 월등히 높다.

1996년 도미노피자가 인도에 진출했을 때 인도 사람 중에서 피자를 맛본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당시 피자는 외국인과 상류층을 상대하는 고급식당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낯설고 귀한 음식이었다.


그래서 도미노피자가 인도에서 맨 처음 한 과제는 피자가 무엇인지 알리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인도인들은 좀처럼 외국 음식인 피자에 선뜻 마음을 열지 않았다.

도미노피자는 2000년부터 본격적인 매장 확장에 나선다. 경쟁사인 피자헛에 크게 밀린 것이 분발의 계기가 됐다. 도미노피자는 2000년 한 해 동안 매장 수를 100개로 2배 늘리는 한편 대도시를 넘어 중소도시에도 적극 진출했다.


그러나 이런 확장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 새로 설립된 많은 매장이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다 40여개의 매장이 2년도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도미노피자의 실적 부진은 2005년까지 계속됐다.


실패 원인은 서구적 맛을 고집한 점, 가격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유리하지 않은 점, 중소도시 사람들의 기호와 특성을 잘 모른 채 시골에 진출한 점 등으로 지적됐다. 도미노피자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다.


첫째, 피자 맛의 현지화다. 도미노피자는 인도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키마 도피아자(keema dopiaza)나 페피 파니르(peppy paneer) 등 20여개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경쟁사인 피자헛으로서는 엄두도 못 낼 만큼 앞서 간 맛의 현지화 전략이었다.


둘째, 피자 가격을 대폭 떨어뜨렸다. 도미노피자는 애초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265루피(약 6600원)에 판매했다. 일반 인도인이 사먹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그러나 피자헛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미노피자는 국산 재료를 사용해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도미노피자의 가격대는 현재 39~265루피로 피자헛(75~350루피)에 비해 훨씬 싸다.


셋째, '30분 내 배달하지 못하면 피자를 공짜로 준다'는 신속배달 전략이다. 당시 경쟁사인 피자헛의 배달 시간은 보통 45분 이상 걸렸다. '30분 내 배달'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큰 혁신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피자 주문을 받는 데 1분, 피자 만드는 데 1분, 오븐에서 요리하는 데 6분, 포장에 3분 등 '11분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이 전략은 선풍적 효과를 일으켰다.


넷째, 중소도시 공략을 위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설립이다. 도미노피자는 초기 중소도시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봤다. 도미노피자의 전통적 시장공략 방식인 배달판매 위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실패 원인은 시골이나 중소도시 사람들은 피자를 배달해 먹기보다는 식당에 찾아가 먹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있었다. 이에 도미노피자는 이 지역에 '사람들이 먹으며 놀다가는' 널찍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설립했다.


그러자 중소도시 사람들이 도미노피자 매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현재 도미노피자는 80여개의 중소도시에 진출해 있고 총 매출의 40%는 중소도시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온다.


도미노피자는 피자헛을 누르고 현재 인도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글로벌 최강자 피자헛은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인도의 피자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 hwaseoko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