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의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 종목들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랭킹 변동이 앞으로도 잦을 전망인데, 설욕을 노리고 있는 왕년의 대장 서울반도체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22일 서울반도체는 전일 대비 3.83% 상승하며 시총 3위 자리를 탈환했다. 다음에게 자리를 내준지 일주일 만이다. 다음도 2.03% 뛰었지만, 이틀 연속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서울반도체에 비해선 보폭이 짧았다. 하지만, 2~4위권의 순위는 매우 유동적이다. 22일 현재 서울반도체의 시가총액은 1조5800억원이다. 2위인 CJ E&M은 1조6897억원, 4위 다음은 1조5586억원이다. 다음 때문에 5위로 밀린 CJ오쇼핑도 1조4329억원으로 언제든 3, 4위 진입을 노릴 수 있는 규모다.
관건은 서울반도체의 움직임이다. 지금의 혼전 양상을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셀트리온과 1, 2위를 다투던 서울반도체는 왕좌를 셀트리온에게 완전히 빼앗긴 후 줄곧 2위를 유지해왔으나 지난 5월 CJ E&M에 밀린 뒤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3위 수성도 힘들게 됐다.
서울반도체의 기상도는 아직 '흐림'이다. 삼성증권은 서울반도체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수정 애널리스트는 “성장성이 둔화된 만큼 그동안 받아왔던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울반도체의 2분기 실적이 1분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IBK투자증권의 박태영 애널리스트는 “전방산업인 TV시장의 수요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객사 내 점유율 회복은 하반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점유율 회복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이 낙폭 과대로 인식하고 있어 점진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강한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CJ E&M과 다음은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CJ E&M이 올해 내걸었던 매출액 1조400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방송, 영화 등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 KTB투자증권은 다음이 하반기에도 쿼리(질의어) 점유율 증가와 자체 CPC(클릭과금방식 검색광고) 상승에 따른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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