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부산저축銀 불법인출 그것뿐인가

시계아이콘00분 54초 소요

숱한 의혹을 사온 부산저축은행 특혜인출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가 어제 발표됐다. 영업정지 사실을 미리 알고 인출한 사람 중에 정ㆍ관계 고위층 인사는 없다고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의 영업정지 비밀 누설도 없었고, 사전 인출자에 대한 처벌도 어렵다고 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나서 25명의 전담팀이 두 달 동안 벌인 조사치고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검찰은 금융당국이 부산저축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1월25일부터 영업정지일(2월17일) 이전에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 저축은행에서 인출된 1조1410억원 가운데 불법인출로 의심되는 896억원을 조사해 이 중 85억여원이 불법 특혜인출이라고 결론 냈다. 앞으로 국정조사 과정에서 정밀하게 들여다볼 대목이다.

어쨌든 영업정지 직전에 거액의 예금이 무더기로 인출됐으리라는 의혹은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영업정지 소식을 입수한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 부회장과 김태오 대전저축은행장이 영업정지 전날 VIP 고객에게 알려 예금을 빼가도록 한 사실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준다.


감독당국은 영업정지 과정에서 금융당국자들의 정보 누설이 없었다는 검찰 발표에 안도하는 눈치다. 그렇다고 그간의 감독 과정에서 비리를 눈감거나 감독을 소홀히 해 부실을 키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더구나 금융당국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방침을 정한 2월15일 저녁 은행 측에 '영업정지 신청을 하라'고 종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불법인출을 방조한 셈이 됐다.


저축은행 사태는 금융감독 관련 국제기구 회의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지난 16~17일 스웨덴에서 열린 통합감독기구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국내 대형 금융기관 감독에 주력하다가 소규모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과 검사가 소홀해졌다고 진단하며 한국의 저축은행 사태를 지목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저축은행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다. 고객들은 작은 소문에도 흔들리며 저축은행에서 예금을 빼내고 금융당국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검찰과 국회는 남은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은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