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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바쁜 MB, 靑 콘트롤타워 가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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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20일 오전 10시 청와대 서별관 회의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 맹형규 행안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등이 나타났다. 임 실장은 이 장관과 맹 장관, 조 청장을 맨 안쪽 의자에 앉히고, 자신은 문가쪽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출입문을 몸으로 봉쇄한 것이다.


임 실장은 "오늘이 합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합의 못하면 못나간다"고 못을 박았다. 청와대의 중재끝에 1시간40분여만에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논의는 합의점에 이르렀다. 이에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임 실장을 불러 청와대가 직접 나설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강도높게 비판하는 모습에 검찰과 경찰이 한발 물러설 줄 알았는데, 결과는 달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말발'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이 바쁘다. 그런데 손발은 안움직인다. 남은 임기는 1년 6개월 남짓. 내년 총선과 대선이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시한은 6개월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임기 끝까지 레임덕 없이 민생문제와 공정사회 등 핵심 국정과제를 차분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수족(手足)이라고 할 수 있는 부처 장관들부터 움직이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일반의약품의 편의점·수퍼마켓 판매를 미루다 대통령의 거듭된 독촉이 있은 후에야 시행을 결정했다.


부처이기주의는 집권후반기 들어 더 눈에 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의료서비스 선진화 방안'이라는 묵은 숙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개혁 과정에서 육군과 해·공군간의 갈등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부쩍 '장관'으로서 일하지 말고 '국무위원'으로 일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청와대의 콘트롤타워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정책실은 반값등록금, 감세논쟁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무라인에서 정책실에 대한 불만이 많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와 의견을 조율하고 풀어야 하는 정무라인은 답답해하는 눈치다.


물론 청와대의 말못할 고민도 있어 보인다. 정책 조율은 권한 위임과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모든 사안마다 나서면 각 부처 및 총리실의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FTA, 국방개혁, 의약문제, 반값등록금 등 모든 것을 청와대가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가능한 청와대는 그림자로 남고 부처 장관들이 해결할 수 있으면 최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집권후반기에 접어든 청와대의 조정 기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검·경 합의가 도출된 후 "부처간 의견이 다른 경우는 청와대가 중재자가 돼 적극 조정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나서야 할 때는 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청와대가 사안에 따라 개입 시기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를 정확히 겨냥해야 한다. 바람이 서서히 빠져가는 공에 잘못 발길질을 하면 한 순간에 공은 찌그러질 수밖에 없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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