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제 2의 페르시아만'이라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난사군도 등이 있는 이 해역에 대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자칫 군사 충돌로 이어질 태세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은 13일 남중국해 무인도 혼옹 섬 인근에서 실탄사격을 했다. 군사훈련 장소는 중국에 가까운 시사군도(파르셀)와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사이 해역이다.
베트남 정부는 "일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혔지만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 이안 스토리 연구원은 "베트남의 해상훈련은 남중국해에 관심을 표명하는 메시지이자 중국의 잇따른 공격에 대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베트남과 중국 간 갈등은 중국 순시선이 지난달 26일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원유탐사작업 중인 베트남의 국영 석유사업자 페트로베트남 소속 '빙밍 2호'에 연결된 케이블을 절단한데 이어 지난9일 중국어선이 베트남 원유 탐사선의 케이블을 손상하면서 그 수위가 높아졌다.
필리핀과 대만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오는 28일 필리핀 서남부 해역에서 미국 공동 해상군사훈련을 벌이기로 했으며 대만 국방부도 지난 12일 남중국해에 미사일 탑재 함정을 배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풍부한 석유매장량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특히 환초와 반쯤 잠김 섬으로 이뤄진 난사군도와 시사군도 지하에는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정 석유매장량은 77억 배럴에 280억 배럴로 다양하다. '제 2의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연구총원의 리쉬쉬안(李緖宣)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남중국해의 석유 매장량을 230억 배럴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중국 전체 원유 매장량과 맞먹는 양이다.
중국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수석대변인은 지난 10일 "모든 국가는 중국의 동의 없이 난사군도에서 석유 시추 작업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칼 테일러 국방대학 교수는 "베트남이 무리하게 군사력을 이용한다면, 중국은 베트남이 침략했다고 주장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베트남에 겁을 줘서 물러나게 하거나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분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자극할 것"고 분석했다.
미국은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반대 한다"고 밝혔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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