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증세 서울 30대 임신부 첫 사망자 발생
-보건당국 "확산 가능성 희박…걱정할 필요 없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임산부를 중심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발생해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확산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서울시내 대형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임산부 A(35ㆍ여)씨가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10일 오전 사망했다.
임신 9개월째이던 A씨는 감기 증세로 지난달 8일 이 병원을 방문, 결핵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병원 측이 처방한 약을 먹어도 상태가 계속 악화되자 4월 11일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폐 섬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이다 입원 한 달 만에 숨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치료를 위해 태아를 강제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 이 병원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모두 8명. 이 가운데 이날 사망한 A씨를 제외한 4명은 아직 중환자실에 있으며, 2명은 상태가 나아져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퇴원했다.
환자 가운데 43세 남성 1명을 제외한 7명은 출산 전후의 여성(20대 후반~30대 후반)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산부를 중심으로 폐렴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대학병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전국적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환자들이 한 병원에 모여 있기는 하지만 질병 발생지는 서울과 경기, 광주, 충북, 대전 등으로 다양하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관리과장은 "첫 발생 후 2달이 지났지만 전국적인 폐렴발생 추이가 예년과 다르지 않아 현재로선 확산에 대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 문제의 폐렴에 걸린 8명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센터장은 "외국 논문에 따르면 분만 산모 1000명당 폐렴환자가 평균 1.51명 발생하고 이중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며 "현재 환자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통해 폐렴을 유발한 바이러스의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는 오는 12일쯤 나올 예정이다.
일선 감염 전문가들 역시 지나친 불안감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명돈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아직까지 산모 이외 면역 저하자에서 유사한 폐렴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발견된 환자들이 2월에서 3월에 주로 발병한 점에 미뤄볼 때 임신부에게만 급속히 유행, 전파되는 형태로도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혔다.
김종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산부는 면역력이 낮아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고위험군이며 특히 임신 8~10개월 사이는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각종 감염질환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번 사례와 상관없이 고위험군은 폐렴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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