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채권금융기관의 신용위험평가를 앞두고 계열 건설사에 대한 모그룹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정기신용평가 때 그룹 계열 건설사를 우대해 주던 관행을 없애기로 하자 서둘러 자구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두산그룹과 효성그룹, 대림산업, 웅진그룹 등이 연달아 계열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3일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최대주주(72.8%)인 두산중공업이 2183억원을,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 특수관계인과 기타 주주가 817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각 1000억원씩 발행한다.
두산건설은 현재 보유 중인 현금 약 6000억원과 이번에 증자로 유입되는 5000억원, 기타 회사채발행, 자회사 지분유동화 등을 합하면 올 연말까지 총 1조8000억원의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조1000억원을 상환하더라도 약 7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두산건설에 대한 증자는 최대주주가 책임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표명"이라며 "선제적이면서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효성도 같은날 계열사인 진흥기업에 175억원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순위 43위로 효성 계열사인 진흥기업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월10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효성의 자금지원은 지난 3월2일 190억원, 4월1일 360억원에 이어 3번째다. 또 진흥기업 채권단과 함께 진흥기업에 900억원씩 총 18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에 앞서 웅진그룹은 지난 4월28일 계열사인 극동건설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9%였던 극동건설의 부채비율은 136%로 크게 낮아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유상증자 결정으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극동건설을 초우량 건설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내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 역시 4월25일 계열사 고려개발에 1500억원을 대여했다. 토목 전문 건설사인 고려개발은 용인 성복지구 주택사업에 뛰어들면서 지급 보증한 3600억원 규모의 PF 대출 만기로 위기설이 나돌던 곳이다.
이밖에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STX건설이 보유중인 STX주식 51만주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137억원을 지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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