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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우승' 허재 감독, 무거운 짐 진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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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우승' 허재 감독, 무거운 짐 진 사연은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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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가 지난달 2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시즌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79-77로 꺾고 4승2패로 우승했다. 2008-2009시즌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다시 오른 KCC는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해 5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5번 우승은 KCC가 처음이다. 6차전에서 22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KCC 하승진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 뽑혀 상금 1000만 원과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받았다.

선수 시절 '농구 대통령'으로 불리며 아시아 정상급의 경기력을 보였던 허재 감독은 2008-2009시즌에 이어 또다시 KCC를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도 착실히 실력과 경력을 쌓아 가고 있다. 농구인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그런 허재 감독이 시즌을 마치자마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9년에 이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과 대한농구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가대표팀협의회에서 선정하는 대표팀 감독은 당해 시즌 프로농구 우승팀 사령탑이 맡는 것이 최근의 관례다. 허재 감독이 최근의 관례대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면 오는 6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와 9월 중국 우한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종목을 막론하고 경기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앉아 보고 싶은 자리가 국가대표팀 벤치다. 그런데 왜 허재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부담스러울까.

잠시 한국 남자 농구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


한국 남자 농구는 다른 어느 구기 종목에 뒤지지 않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한국인이 두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한 1936년 베를린 대회에서 마라톤의 손기정과 남승룡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하고 축구의 김용식이 출전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농구에 연희전문(연세대학교 전신)의 이성구와 장이진, 염은현이 출전한 사실을 알고 있는 스포츠 팬은 그리 많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한 1948년 런던 올림픽에도 농구는 축구와 함께 출전했다. 이때 멤버 가운데 조득준은 조승연 전 서울 삼성 감독의 아버지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도 출전했는데 이때 멤버 가운데 김영기는 김상식 전 대구 오리온스 감독의 아버지다. 이후 1964년 도쿄 대회에 이어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 2연속 출전했고 1970년대를 건너뛴 뒤 1988년 서울 대회에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는데 허재 감독이 이 대회 멤버다.


꾸준히 올림픽 무대에 얼굴을 내밀던 한국 남자 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남자 농구의 판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2009년의 경우를 보자. 6월 나고야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했으나 8월 톈진에서 벌어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에 그쳤다. 아시아선수권대회 7위는 역대 최악의 성적이고 허재 감독이 선수로 뛸 때는 상상도 못할 성적이다. 한국은 1960년 마닐라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 4위를 한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단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다. 25차례 대회에서 우승은 1969년과 1997년 대회 두 차례밖에 없지만 준우승 11차례, 3위 9차례, 4위 2차례 등 꾸준히 4강권을 지켰다. 그러다가 2009년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 들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는 중국이 14차례로 최다 우승국이고 1980년대 중반까지 강호로 군림하던 필리핀이 5차례로 뒤를 잇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신흥 강호 이란이 두 차례씩 우승했다. 이란이 두 차례 우승했다는 사실이 아시아 남자 농구 판도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 2009년 대회 8강은 이란 요르단 레바논 카타르 등 서아시아 지역 4개국,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등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4개국이 양분했다. 2000년대 이후 서아시아 나라들의 발전이 눈부시다. 1990년대 이전 대회에서는 1975년 대회에서 인도, 1983년 대회에서 쿠웨이트가 4위를 차지했을 뿐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대만이 물고물리는 싸움을 계속했다.


그런데 1993년 대회에서 이란, 1997년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4위를 하며 서아시아세의 등장을 알리더니 1999년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3위를 한 데 이어 2001년 대회에서 레바논이 준우승, 시리아가 4위를 차지했다. 2009년 대회 4강 가운데 3자리를 서아시아 나라가 차지했다.


서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경기력이 향상되면서 한국 남자 농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프로농구 출범 이후 오히려 성적이 나쁜 건 축구, 야구 같은 종목의 발전상에 견줘 봤을 때 뼈아프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 이후 국제대회를 치러야 하는 시기적인 문제, 일부 서아시아 나라들의 이중 국적 선수 출전 등 불리한 여건인 것 만큼은 틀림없다.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표 외에 허재 감독이 더욱 무거운 사명감을 느끼는 건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12년 런던 올림픽(7월 27일~8월 12일) 출전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단체 구기 종목 가운데 여자 하키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중국에 이어 준우승하면서 아시아에 배정된 두 장의 본선 출전권 가운데 한 장을 손에 넣었다.


남자 농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 장의 본선 티켓이 걸려 있다. 내년 7월 2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세계 예선(장소 미정)에 3장의 출전권이 걸려 있는데 여기서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허재 감독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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