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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 “글로벌 시장 공략 바쁜데 웬 이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공작기계 터키 통해 재수출, 전략물자제도 위반 시비
임 대표 “대리점 교체” 해명 불구 관리 부실 책임 솔솔
그룹 비중 3년내 10%p 낮춘다는 계획 불똥 튈까 전전긍긍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슬기나 기자] 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흥수 대표는 한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최근 기밀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터키 대리점으로 수출한 현대위아의 공작기계가 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교역을 제한하고 있는 이란에 재수출돼 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전략물자 수출 통제제도를 위반한 기업에게는 생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혹한 제재가 가해진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이를 위반해 ‘블랙리스트’에 낙인 찍힌 후 회사는 문을 닫았다.지난 2002년 6월에는 국내 모 무역상사가 리비아에 미사일 및 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밸런싱 머신을 수출한 것이 당시 리비아에 핵 사찰을 위해 파견됐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으로부터 확인돼 해당 수출업체가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임 대표는 “터키 대리점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며 “원래부터 이란에는 공작기계 수출 전혀 안했고, 앞으로도 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위아는 현대모비스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에 가장 많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품사중 유일하게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며, 그룹 계열사 공장에 사용되는 공작기계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대위아의 전체 매출중 75%가 그룹사간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작기계 업계에서는 그룹 물량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매출은 많아도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은 적절치 않다고 여기고 있다.


지난해 CEO로 부임한 임 대표가 가장 우려했던 점도 바로 이점이다. 임직원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기자들에게도 그는 “3년내에 그룹사 매출 비중을 65%로 낮추겠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되풀이했다.


임 대표는 36년간 지내온 현대차에서의 영업 노하우를 살려 해외 거래선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가 사실상 시장을 개척한 인도에 자주 출장을 가서 현지에 공장을 둔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과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부분 적인 성과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 이란 문제가 터졌다. 공작기계는 산업용이라도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무기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품목이 전략물자 수출 통제제도에 의해 관리대상으로 분류된다. 공작기계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현대위아는 이번 이란 재수출건을 잘못 대응해 부적절한 기업으로 찍힐 경우 글로벌 사업이 차질을 넘어 아예 접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터키는 유럽시장 진출의 관문이자 현대차, 현대로템 등 그룹 계열사들이 진출해 민수·방산 사업 양쪽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략 지역이다. 그런 터키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대리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임 대표는 물론 현대위아 임직원들도 상당히 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작기계 업계 관계자는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자칫 큰 문제로 비화될 수 있었다”며 “현대위아의 직접적인 잘못은 없다고 하지만 거래선 및 고객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창원(경남)=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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