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뉴타운 지역 지분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서울시가 일부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구역을 해제키로 발표하면서 내림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급매물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고 건축제한으로 묶인 곳에 한해 주민동의를 받는 조건이지만 개발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와 정보업체들에 따르면 뉴타운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 뉴타운은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팔겠다는 입장이다.
동작구 흑석동 L공인 관계자는 "7구역 전용 30㎡ 이하 소규모 지분은 지난해 초만 해도 3.3㎡당 4800만~5500만원은 있어야 구입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3500만원에 나오는 급매물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일주일동안 '지분값이 떨어졌냐, 거래는 좀 되고 있냐'는 전화만 50통은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 방화뉴타운도 상황은 같다. 금융위기 이전 30㎡ 지분값이 3.3㎡당 4000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000만원에 나온 매물도 팔리지 않는다. 거여·마천뉴타운 일대도 30㎡ 소형빌라의 경우 3.3㎡당 최고 6000만원까지 호가했으나 4000만원대로 떨어졌으며 그보다 싼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한 때 뉴타운 지분값 상승을 이끌었던 용산구 한남뉴타운도 지분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남뉴타운 내 부동산 중개업자는 "뉴타운이 지정되기 전에는 3.3㎡당 1000만원 전후의 가격에 거래됐지만 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최고 약 7000만원까지 약 7배가 올랐다"며 "하지만 사업 진척속도가 뎌뎌지면서 현재는 평균 3500만~4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권순형 J&K투자연구소 대표는 "건축제한이 풀리는 곳은 지분값과 집값의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신규 건축물들이 들어서게 되면 노후도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개발이 어려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진척이 빠른곳은 생각보다 지분값이 많이 떨어지지 않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사장도 "왕십리같이 개발속도가 빠른곳은 현재 3.3㎡당 평균 지분값이 3000만~3500만원 정도하는데 이는 최고 지분값과 거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사업속도가 느린 정비예정구역에 투자한 수요자들은 뉴타운 개발이 가시화될 때까지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온나라부동산에 따르면 2010년 서울 단독, 다세대, 연립, 다가구 주택(아파트는 제외)의 거래량이 2년만에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총 9만8949건의 거래량이 2009년 6만8697건, 2010년 5만416건으로 급감한 것이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지난 1~2년 사이 뉴타운 개발 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따른 실망감 등도 서울지역 단독, 다세대 등의 주택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당분간 뉴타운이나 재개발 지역의 거래는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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