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문소정 기자] 삼부토건이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전격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과 관련 양측간 책임공방이 치열하다.
13일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에 따르면 전일(12일) 오후 양사는 20개 채권 은행 모임인 대주단과 헌인마을 PF 4500억원에 대한 대출 연장을 논의했다. 이 대출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50%씩 채무인수 약정을 한 상태로 만기는 12~13일 몰렸다. 대주단은 추가 담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삼부토건은 추가 담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함께 시공한 동양건설산업의 담보 여력이 충분치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는 게 삼부토건측 설명이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결국 대주단이 동양건설산업의 채무인수책임 몫까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며 "사업파트너 몫까지 담보를 제공하거나 일부상환 등의 책임을 지는 경우 회사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 "르네상스 서울 호텔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담보대출을 꺼렸다는 소문은 억측"이라며 "삼부토건이 르네상스 서울 호텔 주식의 95%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 꼬리 자르기는 불가능하며 이와는 별건으로 대출받은 다른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대출금 상환요구가 일시에 몰려들 것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양건설산업측은 삼부토건의 이같은 '플레이'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삼부토건의 법정관리가 우리 책임인 것 처럼 떠넘기고 있다"며 "우리가 담보를 내놓을 상황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법정관리를 신청해야지. 왜 삼부토건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정관리 신청전 동양건설쪽과 대주단에게 단 한마디의 말이라도 있었다면 뭔가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겠냐"며 "삼부토건의 앞과 뒤가 다른 행동이 도대체가 이해가 안간다"며 황당해했다.
다만 "현재 대주단과 긍정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며 "만기가 오늘(13일)이니 오늘안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함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13만2379㎡ 부지에 3층 이하 고급 단독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양사는 이 사업과 관련 우리은행 등 20여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4500억원의 PF대출을 받았다. 이 PF대출 만기 대다수는 12~13일에 몰려있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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