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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밭 한체대 쇼트트랙 훈련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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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밭 한체대 쇼트트랙 훈련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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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세 번째 도전이다.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이야기다. 평창의 유치를 돕기 위해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시설만 좋아서도 안된다. 경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대학도 있어야 한다. 바로 한국체육대학교다.

동ㆍ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아시안 게임,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따낸 메달의 30% 이상은 한체대의 선수들의 몫이다. 특히 지난해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 가운데 3개, 은메달 6개 가운데 2개를 한체대 선수들이 목에 걸고 돌아왔다. 모태범, 이승훈, 이상화. 이들은 모두 한체대 07학번 동기생이다. 지난 4일 한체대를 찾아 쇼트트랙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새벽 5시30분 서울 송파구 오륜동 한국체육대학교 실내빙상장. 밖은 아직도 캄캄한데 아이스링크에는 쇼트트랙 선수 14명이 모였다. 링크 바깥에서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스케이트를 신고 6시부터 얼음을 타기 시작했다. 오는 16~17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막바지 훈련이다.

10분 가량 미끄러지듯 몸을 풀 때는 스케이트를 타는 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던 빙상장에 선수들이 두꺼운 점퍼를 벗고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자 소리부터 달라졌다. 코너에서는 원심력 때문에 밖으로 밀리는 몸을 안쪽으로 밀어 넣느라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긁는 소리가 날카로웠다. 짧은 직선 주로에서도 스케이트 날이 드르륵 드르륵 얼음판을 투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텔레비전 중계화면에서는 전혀 듣지 못했던 소리다.


선수들의 코치인 백국군 훈련조교(31)는 훈련이 시작된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목이 쉬었다. 트랙 안쪽에서 선수들의 레이스를 따라잡으며 소리를 지른다. '9초 7, 좋아, 낮추고, 자세, 자세, 가볍게' 쇼트트랙은 기록경기는 아니지만 연습 때의 기록을 매번 노트에 적으면서 기량과 컨디션을 확인한다.


4~5명씩 조를 짜서 10바퀴 가량을 돌고 나자 코너에는 얼음 파인 자국이 깊어졌다. 연습은 트랙을 설정하는 블록을 좀 더 안쪽으로 옮기면서 계속 이어졌다. 얼음이 깊게 파인 곳에서 연습하다가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시50분. 선수들이 아이스링크에서 나온다. 얼음 표면을 고르게 해주는 정빙기가 링크를 정리하는 동안 짧은 휴식이다. 7시10분부터는 계주 연습이 이어진다. 연습이지만 속력을 내서 바깥쪽에서 안쪽을 추월하고 결승선 바로 앞에서는 가볍게 스케이트 날을 내미는 모습이 실전과 다름없다.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이 다리를 벌리며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7시40분이 조금 넘어서 다시 선수들이 빙상장을 빠져나온다. 연습 시간은 길지 않지만 8~9초에 111.12m를 도는 속도 있는 연습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날 선수들은 아침 5시30분부터 8시까지 훈련하고 9시부터 12시30분까지는 수업을 들었다. 오후 1시30분에 다시 모여서 2시부터 4시까지 아침과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스케이트를 탄 후에 5시50분까지 지상 훈련이 이어졌다. 지상 훈련은 점프와 코너링 훈련 순으로 진행됐다.


쇼트트랙 선수들만이 아니다. 한체대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들은 모두 기숙사에 머물면서 쇼트트랙 선수들과 비슷한 일정으로 훈련한다. 이날 같은 시각 한체대 운동장의 트랙과 다른 경기장에서도 새벽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훈련 일정은 3학점 '전문실기'로 한체대의 정식 교과과정이다. 종목과 시합일정에 따라서는 밤 8시부터 10시까지 야간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희우 한체대 훈련과장은 "전체 2500명 학생 가운데 900명 가량이 체육특기로 선발돼 선수로 훈련을 받는다"며 "모두 국비로 수업료를 지원받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종목별로 훈련일정을 소화한다"고 설명했다.


한체대에는 근대 5종, 레슬링, 복싱, 빙상, 사격, 수영, 양궁, 육상 등 기초 종목과 비인기 종목 위주로 23개 종목의 선수들을 기르고 있다. 현재 933명의 선수들 가운데 국가대표는 모두 68명이다. 1977년 문을 연 한체대에서는 김진호(양궁), 조민선(유도), 김연자(배드민턴), 전해섭(레슬링)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교수들과 '쇼트트랙의 대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등 40여명의 경기인 출신 지도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8년 동계 올림픽보다 가까이 있는 대회는 바로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제22회 동계올림픽이다. 이날 하루 종일 훈련한 한체대 신입생 노진규 선수는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해 벌써부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노 선수는 "쇼트트랙을 하면서 가장 진학하고 싶었던 대학이 바로 한체대"라며 "4학년이 됐을 때 열릴 소치올림픽에 출전해 주종목인 1500m, 3000m 등 장거리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말했다. 노 선수는 지난 3월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1000m, 1500m, 3000m에서 우승하며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선수들을 지도한 백 조교는 "쇼트트랙팀의 경우 20명 가량의 선수가 있고 전체적으로 훈련량이 많다는 것이 한체대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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