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동아제약이 공채 100기 신입사원을 뽑는다. 우리나라 기업 중 두 번째 기록이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많은 공채기수를 가진 회사 대부분이 제약회사란 사실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8일부터 공채 100기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1932년 창업해 올 해로 79주년이 됐으니 해마다 1.3번꼴로 공채 직원을 뽑은 셈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채용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만큼 훌륭한 인재를 많이 뽑아 기업 발전을 도모하고 사회에도 기여한다는 회사의 철학이 실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공채기수 중 현재 재직 중인 최고참은 김원배 현 대표이사 사장으로 21기다. 김 사장은 1974년 입사해 올해로 37년째 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동아제약보다 기수가 높은 이 분야 1위 회사는 종근당이다. 현재 막내 직원들이 108기다. 1941년 창업했으니 1년 평균 1.5기씩 공채 직원을 뽑은 셈이다. 3위는 JW중외제약으로 1945년 창업해 현재 90기를 뽑았다.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동화약품은 81기까지 입사했다.
제약회사를 제외하고 역사가 긴 회사 중 공채기수를 유지하는 곳은 흔치 않다. 성창기업지주(1916년)와 경방(1919년)도 역사가 100년에 가깝지만 모두 수시채용 형식으로 전환해 공채기수가 사라졌다. 올해로 창립 81주년을 맞은 대한통운이 그나마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39기를 뽑았다.
제약회사들의 공채기수가 많은 것은 산업 역사가 그만큼 길기 때문이다. 국내 전 기업 중 70년 이상 된 곳은 17개인데, 이중 제약회사가 6개에 달한다.
올해 창립 114주년을 맞는 동화약품(창립 1897년)을 비롯해 유한양행(1926년), 삼성제약(1929년), 동아제약(1932년), 종근당·일동제약·유유제약(1941년), 대웅제약(1942년), JW중외제약(1945년), 일양약품(1946년), 삼일제약(1957년) 등이 대표적인 장수 기업이다.
긴 역사뿐 아니라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업계 문화도 한몫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가 경력사원을 뽑기 시작한 건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며 "2000년 이전만 해도 경력보다는 신입사원을 뽑아 '내 사람'을 만든다는 식으로 '충성심'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의 높은 이직률도 잦은 직원 모집의 이유다. 2005년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8년인데, 제약업종은 6.12년에 불과하다. 통신업종이 12.52년으로 가장 길고, 전기가스업 10.83년, 비금속광물업 10.45년 순이다. 전체 기업 평균을 웃도는 제약회사는 종근당바이오(12.5년), 동아제약(9.3년), 유한양행(9.0년) 등 3곳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채 직원의 1년 내 퇴사율이 15% 정도로 3∼4년 지나면 절반가량이 회사를 그만 둔다"며 "최근 들어 '불법 리베이트' 등 부정적 인식이 심화되면서 특히 영업사원의 조기 퇴직 사례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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